2500억 규모 신용산역 북측 2구역 입찰 마감
한남 3구역 과열조짐 5대 건설사들 벌써부터 ‘눈독’

한남3구역 재개발 대상지 항공촬영도.  (사진=서울시 용산구 제공.)
한남3구역 재개발 대상지 항공촬영도. (사진=서울시 용산구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최근 서울 신용산역 북측2구역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추정 공사비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한남 3구역’을 수주하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눈치전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잇따른 규제 강화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정비사업 추진이 계속 위축되는 가운데 희소가치가 높아진 ‘알짜’ 사업지를 잡기 위한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서울 최대 규모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용산구에서는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전이 개막하면서 그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강로2가에 위치한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3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고 본격적인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같은 달 2일 개최된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을 비롯해 10개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는 등 격전을 예고한 바 있다.

2015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지하 5층, 지상 33층 규모(연면적 15만951㎡)로 공동주택 340가구와 오피스텔, 업무·판매시설 등이 조성된다. 사업 규모는 약 2500억원으로 추산되며, 용산의 ‘노른자 땅’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조합 측이 건설사 간 공동도급을 불허하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남뉴타운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 3구역 재개발 사업도 대형 건설사 간 물밑 눈치전이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 5816가구를 짓는 한남 3구역은 추정 공사비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재개발 정비사업이다. 오는 10월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벌써부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삼성물산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남 3구역을 수주할 경우 향후 진행되는 한남 2·4·5구역의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압구정 재건축 등 향후 강남 지역 정비사업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일각에서는 과열 경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남 3구역 조합 측도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가뜩이나 늦어진 사업 진행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건설사 사람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우려에도 업계 간 과열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주 물량의 감소세가 가장 큰 이유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을 보면 시공 순위 5대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의 수주 잔고 합계는 올해 1분기 기준 총 141조45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58조1388억원 대비 10.55%(16조6870억원) 감소했다. 해외 수주에서 부진이 이어졌고 국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 규모도 전년 대비 30~40% 가까이 축소된 데 따른 것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모 건설사 관계자는 “한남 3구역은 언덕 지역에 위치해 있어 사업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상징성까지 감안하면 가장 중요한 정비사업지 중 한 곳”이라며 “수주 과정에서 불법이나 문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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