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출신 CEO 신화…사원 입사 본부장 거쳐 대표이사 취임
신용등급 C- 대출 불가 기업…도전정신 무장 취임 2년만 두 배 성장
노준기 대표 "어떤 제품으로 소비자를 찾아갈까 여전한 설렘"

농업회사법인 세양주식회사의 노준기 대표이사. (사진=소비자경제)
농업회사법인 세양주식회사 노준기 대표이사.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노준기 대표이사는 소위 말하는 샐러리맨 출신 CEO의 신화의 주인공이다. 농업회사법인 조인㈜에 사원으로 입사해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영업본부장의 자리까지 올라 15년간 영업인으로 살았다. 거침 없이 올라가던 그의 능력을 다시 시험대에 올린 건 조인이 풍전등화의 세양을 인수하면서부터다. 조인은 회사를 살릴 구원투수로 노준기 본부장을 선택했다.

노준기 사원으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뗀 그가 대표이사라는 명함을 받고 1만 개의 전화번호를 저장한 인맥왕과 업계 1위의 수장이라는 2관왕에 오를 준비를 한 순간이었다.

그가 처음 대면한 세양은 정상화가 시급한 회사였다.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재정 상태가 엉망이고 영업도 되지 않았다.

노준기 대표는 “대표이사가 돼서 다들 얼마나 좋냐고 했지만 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당시 세양이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금은 업계 선두를 달리는 농업회사법인 세양주식회사지만, 노 대표가 취임한 2017년 당시만 해도 세양은 신용등급 C-의 제1금융권에서는 대출도 안되는 회사였던 것이다. 어렵다,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불평 대신 방법을 찾고, 해결을 해야 한다는 리더의 숙명을 받아들였다. 절반의 두려움은 특유의 장점인 활동성으로 극복해보기로 했다.

노준기 대표는 “발전시키고 성장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야 회사가 좋아질까를 항상 고민했다”며 “영업맨이었던 기존의 나를 다 내려놓고 회사를 찬찬히 훑어보니 생산, 관리, 영업 구조 등 회사 전반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건 사치였다. 이 세상의 적성에 맞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그는 수많은 계란 업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노준기 대표는 “영업만 했을 때와는 달리 대표이사가 되니 1인 다역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며 “회사의 장점을 찾아줄 각 분야 전문가를 찾아 문제점을 찾아내고 핵심인재를 배치하는 책임경영으로 건강한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리더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세양의 히트상품인 ‘반숙이’ 탄생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신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계란 브랜드 자연애란과 가공 제품인 정직한 구운란, 정직한 훈제란, 부드러운 계란말이, 훈제맛 메츄리알 등의 라인업이 갖춰지고 나니 소비자들은 제품을 찾았고,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2017년 270억 원정도였던 매출은 2018년 370억 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500억 원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노준기 대표는 “대표이사라고 해서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면 안되고,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한다”며 “소비자의 기호에 귀기울여 구운란, 훈제란, 반숙란 등의 가공제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신제품을 만들어내며 시장과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양의 경쟁력은 원물부터 가공식품까지 다 취급한다는 데 있다. 건강한 먹거리라는 테두리 안에서 프리미엄 계란부터 편의점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간편식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제품으로 소비자를 찾아갈까?’라는 생각은 여전히 그를 설레이게 하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인 '세양표 치즈계란말이'도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물론 이 다양성은 제품력이 뒷받침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1등급 구운란을 제조하는 것은 세양밖에 없다.

노 대표는 “식품이기에 더 정직한 제조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야별로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결정적 1등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먹거리에 대한 감동을 고객만족으로 이어가기 위해 포장 과정에도 신경을 썼다. 전량 압박검사를 해 깨진 계란을 골라내고 높은 포장 비용의 에어포켓을 이용하는 것은 생산원가 상승요인이지만 그래도 고집하는 이유다.

이제 세양은 누가 말해도 업계를 리드하는 회사다. 실제로 경영위기에 봉착했던 '세양'은 이제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어 안정적인 근로조건을 보장하고, 푸드뱅크에 제품을 보내는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다. 계속기업을 향해가는 세양의 빠른 보폭에 누군가는 2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노준기 대표이사는 휴대전화에 1만 명의 연락처를 저장할 만큼이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10가지 원칙을 세우고 실천하면 사원이 대표이사가 될 수 있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노준기 대표는 “여전히 무언가를 고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좋다”며 “앞으로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그들과 같이 정답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을 마쳤다.

<노준기 대표가 말하는 중소기업 성장 원칙>

하나, 목적을 두고 사람을 만나지 마라

둘, 그 분야의 전문가는 꼭 찾아서 상담을 해라

셋, 무조건 받으려고만 하지 마라

넷, 인재를 양성하라

다섯, 구매담당자의 성과를 만들어줘라

여섯, 욕심을 가져라

일곱, 클레임은 회사에 주는 보약이다

여덟, 안되는 걸 계속 이야기 하지 말고 되는 방법을 찾아라

아홉, 저녁시간을 많이 활용하라

열, 잘할 수 있는 특기를 적극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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