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층 랜드마크동 83층 유리 파손…파편 주차장까지 날아가
포스코건설 "안전사고 예방 수칙 미준수 근로자 탓" 해명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포스코건설 이영훈 사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인천과 화성에 지은 아파트에서 라돈이 검출되자 입주민들의 전면 교체 요구를 묵살한 것으로도 모자라 미입주 세대에 몰래 들어가 라돈저감 ‘도둑 코팅’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부산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해운대에 시공중인 101층 초고층 건물, 엘시티에서 공사 중 유리가 깨져 파편이 지상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2시 25분께 부산 해운대 엘시티에서 유리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01층의 랜드마크동 83층에서 난 이 사고로 깨진 유리는 가로 120㎝, 세로 130㎝, 두께 28㎜다.

사고 당일 부산지역에 몰아닥친 강풍으로 인해 깨진 유리는 약 100m를 날아가 인근 미포 공영주차장에 떨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로 인해 주차돼 있던 차량 4대가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을 두고 포스코는 “안전사고 예방 지시를 따르지 않은 현장 근로자의 부주의 탓”이라고 해명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고층 작업 근무자에게 창문을 닫고 작업할 것을 지시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바람의 강한 압력탓에 유리가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장 감독 직원이 창문을 닫고 작업할 것을 지시했으나 근로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은 것 같다”면서 “공사가 완료되면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를 자연재해로 벌어진 불가항력적 사고로 보고 있다.

사고 발생 원인을 알고 싶어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당일 형사계로 (사고 원인규명 등과 관련한)고발이나 적발이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아 현장에서 철수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고 발생 후 현장에 출동한 해운대소방서 중동 안전센터 소속 소방관도 “지상에 떨어진 파편을 확인하고 83층 공사현장까지 올라가 안전조치 여부를 확인한 후 내려와 철수했다”며 앞서 언급한 대로 창문을 닫지 않고 작업을 하다가 바람이 불어 난 사고로 단순 처리했음을 알려왔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엘시티에는 최대 순간풍속 98m/sec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내풍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태풍보다 약한 강도의 바람에 83층 외벽 유리창이 깨진 것에 대해 단가절감을 위한 저급 자재 사용 여부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일각의 의구심에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정했다. 포스코건설의 주장대로 현장 근로자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 넘어간다 해도 해운대 엘시티는 다른 악재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같은 현장에서 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나 하청 노동자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또 작년 10월 6일 태풍 콩레이가 남부지역을 통과할 때 엘시티 건물에서 유리창 1000여장이 깨지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 이영훈 사장은 엘시티 사고 외에도 라돈 검출 아파트에 저감 코팅을 입주민 동의없이 실시한 것과 관련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하기 일보직전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이영훈 사장의 불편한 심기는 산재 사망사고 1위 기록이라는 타이틀에서도 드러난다. 포스코건설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도 산업재해 확정기준 사망사고 다발 건설주체 명단’에서 사망자 10명을 기록하며 1위의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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