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생태계 복원해 동반성장 추구
스마트쉽 플랫폼 대형 3사 통일이 선결과제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가 27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창립됐다. 참석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플랜트산업협회 제공.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가 27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창립됐다. 참석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조선해양플랜트산업협회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스마트쉽 표준(통일) 플랫폼 정립과 관련 국내 대형 조선사와 중소형 조선사의 진정한 상생을 위해서는 현재 대형 3사가 각자 구축한 (스마트쉽 기술 플랫폼)이 하나로 통일돼야 하는 선결조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국내 조선사들의 모임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27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조선해양산업 발전협의회’ 창립식을 가졌다.

이날 창립식에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이성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대우조선해양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했다. 새로 출범하는 발전협의회 회장은 신종계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가 맡게 됐다.

협의회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와 함께 실질적인 이행계획 수립을 위한 기술경쟁력 분과·인프라경쟁력 분과로 구성됐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기술경쟁력 분과위원회는 조선업계의 미래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야드(조선소) 기반기술 개발, 스마트십 표준(통일) 플랫폼 정립과 대형조선소와 중소조선소 간의 기술협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인프라경쟁력 분과위원회는 조선사와 기자재업계 및 협력사간 상생협력을 위한 거래절차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취재 결과 기술경쟁력 분과위는 통일된 스마트쉽(Smart Ship) 플랫폼 구축을 첫 안건으로 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같은 대형조선사가 중형조선사에 기본설계 이전 단계의 엔지니어링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조선산업 생태계의 인력수급까지 다루기로 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조선사와 기자재업체, 협력사 간 ▲퇴직자 재취업 ▲재직자 관리 ▲신규인력 유입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협의회의 활동은 조선사·기자재업체·협력사 간 상생발전을 통한 조선해양산업 생태계 재건, 미래기술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둘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산업계와 학계, 정부가 참여하는 조선산업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 차관은 창립식에서 “산업 생태계의 근간인 중소 조선·기자재업체의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조선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발굴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계 협의회장은 “협의회를 통해 미래 친환경, 스마트 선박의 핵심기술개발과 애로기술 공유, 기자재 및 협력업체와의 거래 투명성 확보 및 관계 개선 등의 실질적 이행이 가능한 분야를 먼저 발굴하겠다”며 향후 운영방향을 밝혔다.

협의회는 주요 현안에 대한 중점 논의를 통해 내년 초까지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가시적인 효과를 위한 구체적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수년전부터 업계에서 제기돼 온 정책 제안 및 건의사항 중 실현 불가능한 내용은 빼 버리고 실제 적용이 가능하고 기존에 제기됐지만 실현되지 않았던 문제나 현안사항들을 수면 위로 부상시켜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자는 얘기다.

협의회 관계자는 “기존의 구호로만 외치고 사장되다시피 한 업계 상생 방안은 과감히 젖혀두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소형 조선사 위기 등과 관련 이들 중소형 조선사가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대형 조선소도 시간과 기술, 돈 등을 할애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방침” 이라며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이나 LNG 연료추진 선박 등도 대·중형 조선사가 합심해 대안을 제시하면 실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협의회가 스마트쉽(Smart Ship) 플랫폼 구축 및 통일을 첫 안건으로 상정한 것과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산업 전문가는 “스마트쉽 플랫폼은 이른바 국내 ‘빅3’ 조선사가 각자 개발을 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플랫폼을)통일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조선사와 해운선사, 기자재산업체, 선급 등 조선 산업 관련 생태계가 하나로 통합돼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다”라고 소비자경제와의 통화를 통해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성공적으로 인수·합병하면 두 회사가 기존의 플랫폼을 하나로 통일할 것이고 남은 삼성중공업도 따라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형 조선사에 기본설계 이전의 엔지니어링 지원 방안은 대형 조선 3사의 스마트쉽 플랫폼 통일이라는 선결조건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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