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30년만 출정식
한국노총 산하 임단협 24일 시작

김인철 포스코 노조위원장이 24일 오전 경북 포항시 괴동동 포항제철소 앞에서 열린 2019년 임단협 본교섭 출정식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김인철 포스코 노조위원장이 24일 오전 경북 포항시 괴동동 포항제철소 앞에서 열린 2019년 임단협 본교섭 출정식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포스코가 지난해 대표교섭 노동조합 출범 이후 올해 사상 첫 임금단체협상에 돌입한다. 사실상 50년간 지속해왔던 무노조 경영을 종료하면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노사 간 소통 및 문화 정립, 위기관리능력 등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포스코 대표교섭 노동조합인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노동조합(위원장 김인철)이 24일 출정식을 갖고 사측과 임단협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1문 앞에서 열린 포스코노조 출정식에는 노조 조합원과 한국노총 금속연맹 조합원 300여명이 참가했다.

출정식을 마친 노조원은 형산큰다리를 건너 형산교차로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포스코노조는 올해 임단협 목표를 상생과 참여의 노사문화 조성, 조합원 노동조건 향상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비롯해 ▲경영성과 배분제 개선 ▲임금피크 및 호봉정지 폐지 ▲정년연장 ▲연말 1회 정년퇴직 ▲상여금 및 수당 통상임금 산입 ▲기본급 7%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출정식에서는 25개의 임단협 요구안을 쟁취하기 위한 본격적인 노조 활동 방안을 제시했다.

김인철 노조 위원장은 출정식에서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경영 횡포를 막고 노동존중 포스코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겠다”며 “올해 임단협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모든 조합원 참여와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968년 포항제철 창립 이래 포스코는 사실상 무노조 상태였다. 1988년 일부 노동자들에 의해 포항제철노조를 결성했지만 3년만에 와해됐다. 이후 민주노조 설립 움직임이 계속됐지만 번번이 실패한 뒤 1997년 세워진 노경협의회가 노조 역할을 대신해왔다.

현재 포스코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 복수 노조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민노총 포스코지회가 결성된 이후 기존 기업노조가 한노총 계열 노조로 확대 출범한 뒤 조합원수 과반수 지위 확보를 통해 한국노총 노조가 대표 교섭권을 획득해 2년간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 등 교섭을 주도하고 있다. 포스코 전체 직원 1만6000여명 가운데 노조 가입대상은 1만5000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수는 현재 6600여명, 민노총 소속은 2500여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50년간 이어온 포스코의 무노조 경영이 사실상 깨지고 새롭게 들어서는 노조 문제는 최정우 회장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노조 탄압, 노조 와해 등의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노사관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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