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용허가 기간 만료...신규 사업자 선정 위한 공모 절차 개시
높은 입찰가 최종 낙찰 중요한 키가 될 것

(사진=롯데쇼핑 제공)
(사진=롯데쇼핑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국내 유통 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서울 영등포역 상업시설 자리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격돌할 전망이다. 현재 영등포역은 롯데 백화점이 30여 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점용허가 기간이 만료되면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가 개시됐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월 국가에 귀속된 옛 영등포역과 서울역 상업시설을 운영할 신규 사용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 절차를 다음 달 3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옛 영등포역과 서울역은 30년간의 점용허가 기간(1987∼2017년)이 만료된 뒤 지난해 국가에 귀속됐지만, 철도공단은 입주업체와 종사자 보호를 위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2년간 임시 사용을 허가했다.

두 상업시설은 현재 롯데백화점(영등포점)과 롯데마트(서울역점)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공모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진행된다. 다음 달 3일까지 사업제안서를 받아 사전 자격심사, 가격입찰 등을 거쳐 6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롯데는 두 곳 모두에서 강력한 수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 곳 가운데 영등포역에 대해서는 신세계의 인수 의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알짜배기 점포인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긴 데 대한 설욕전의 성격도 있는 데다 기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이마트,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 내 명품 매장 등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입찰에 참여할지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내부에서는 영등포점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한 검토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뿐 아니라 오는 8월 구로 본점 철수로 서울 내 매장이 사라지는 AK플라자도 가세할 태세다. AK플라자가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등포점 인수가 3파전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영등포에서 멀지 않은 여의도에 내년 대형 신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인 현대백화점은 일찌감치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영등포역의 하루 유동인구가 15만명에 달할 뿐 아니라 연 매출이 5천억원에 달하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롯데 전체 점포 중 '톱5'에 들 정도로 알짜배기라는 점에서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롯데마트가 영업 중인 서울역 상업시설은 사정이 좀 다르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연 매출이 약 1800억원으로 롯데마트 전체 점포 중 1위지만, 주변 시장 상권과의 상생 이슈가 걸려 있어 입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고에 따르면 낙찰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생협력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권을 반납하게 돼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대형마트 경기가 하락세여서 인수로 인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도 이마트 등 경쟁사가 입찰 참여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상생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 신규 사업자가 입찰에 참여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두 역사 모두 반드시 수성하겠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영등포역은 승·하차객만 하루 평균 12만명에 달할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며 "높은 입찰가가 최종 낙찰의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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