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핀테크위크 2019에서 밝힌 경영 철학
소비자의 질문에 답하려던 것이 뱅크샐러드의 첫걸음

김태훈 대표는 '소비자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힘주어 말했다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김태훈 대표는 '소비자 질문에 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힘주어 말했다 (사진=뱅크샐러드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너 지금 재산 얼마야?'라는 질문에 재빨리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산의 구체적인 규모와 세부적인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사람, 월급과 세금이 작년과 비교해 얼마나 늘거나 줄었는지 직관적으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자산관리사를 고용하는 VIP 금융고객이 아니라면 말이다. 데이터 기반 돈 관리 서비스를 지향하는 '뱅크샐러드'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뱅크샐러드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금융 자산과 관련 데이터를 한 눈에 보여주는 어플이다.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솔루션도 제공한다. 쉽게 말하면 고객이 돈을 어디에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어디서 얼마나 쓰는지 모아서 보여주는 것이다. 출시 10개월만에 사용자가 100만명이 넘었고 올해 4월 기준으로 400만명을 돌파했다. 앱스토어 금융부문 1위앱으로 선정됐고 구글플레이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앱'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스타트업 성공사례로 주목할만한 기업이다. 김태훈 대표는 '코리아핀테크위크 2019'에서 자신들의 성공은 일상 속 작은 의문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가 여러곳에 나뉘어 있어서 불편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어요. '내 재산 지금 얼마지?' '올해 4월까지 받은 월급이 얼마고, 이자는 얼마나 붙었지?' 이런 질문을 누구나 하잖아요. 하지만 다들 꼼꼼하게 답을 찾지 않고 그냥 포기합니다. 그 질문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과거 전통적인 금융시스템 아래서는 질문을 해결하기가 복잡하고 어려웠어요. 모든 소비자가 던질 수 있는 단순하고 근본적인 물음에 누군가는 답할 수 있어야죠. 그 마음이 뱅크샐러드의 시작입니다."

뱅크샐러드의 본질은 명확하다. 은행, 증권, 카드사, 보험사 등에 나눠져 있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은 것이다. 그러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자산 규모가 한 눈에 파악됐고, 금융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비교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덜어졌다. 대출을 받으려면 신청과 심사, 승인에 이르는 긴 프로세스를 거쳐야 했는데, IT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가 한곳에 모여있으니 개인이 심사를 신청하고 불과 몇 초만에 확정금리와 확정한도를 금융사별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소비 데이터가 모인 것도 큰 변화다. 신용카드를 언제 어디서 쓰는지 데이터화 해보면 그 사람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가 뭔지 알게된다. 현재 지출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려면 어떤 연금이 필요한지, 과거의 생활패턴을 앞으로도 유지한다면 미래에 어떤 질병을 조심해야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IT 기술과 데이터의 놀라운 힘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김태훈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IT 기술의 우수성을 뽐내는데 시간을 거의 할애하지 않았다. 대신 '소비자 개개인이 가질 수 있는 의문과 니즈를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설명했다.

"금융 산업 자체의 디지털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져왔습니다. 하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그런 발전이 더뎠죠. 예를 들면 내집마련이나 연말정산 같은 문제 말입니다. 소비자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은 디지털화되어 있지 않았던 거예요. 개인들의 이런 문제를 풀어주는 회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할 겁니다."

모든 기술은 사람이 만들어서 사람을 위해 쓴다. 매일 접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복잡하고 어려웠던 금융서비스를 쉽게 만들자는 것, 그것이 김태훈 대표의 창업아이템이자 경영철학이다.  

레이니스트가 운영하는 뱅크샐러드 로고.(사진제공=뱅크샐러드)
데이터 기반 돈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 로고.(사진제공=뱅크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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