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금융교육 강행군…강의만 1,000회 이상
서민은 포용해야 하는 존재…"금융은 가슴으로 행동하고 가슴으로 안아주는 기관"
안 전 부국장 "백과사전 ‘서민금융교육’ 들어가도록…포용금융연수원 설립 목표"

안용섭 전 금감원 부국장의 서민금융교육 강의 모습이다.
안용섭 전 금감원 부국장의 서민금융교육 강의 모습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서민에게 있어 ‘금융’은 결코 따뜻한 존재일 수만은 없다. 대출 거절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쳐 봤다면, 금융은 한여름에도 어름장처럼 차갑기만 하다. 금융이라는 것이 일반 재화 혹은 서비스와는 달리 공급자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숙명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다’, ‘안된다’는 거절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안용섭 전 금감원 부국장은 교육을 통해 더 많은 공급자를 만나고 소통해 올바른 서민금융이용자가 되어야 하는 법을 설파하기 위한 길을 나선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출신, 그것도 금융감독원에서는 부국장의 자리까지 오를 만큼 금융통인 안용섭 전 부국장은 금융에 대한 강의를 하는 교육 강사로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1,000번 이상의 금융 교육을 해왔지만 여전히 항상 배우는 자세로 새로운 자격을 취득하기도 한다.

그는 높은 연단에서 내려와 눈높이를 맞춘 금융교육을 하고 있는 지금의 삶을 “현장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다”라는 한 마디로 설명했다.

바쁠 때는 일주일에 주 4일을 금융교육 강의에 할애하지만 ‘서민금융교육’이라는 말이 아직 백과사전에서 검색되지 않는다며 더 바쁘게 움직여 경험을 쌓겠다고 했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아직은 백과사전 용어에 ‘서민금융교육’이라는 말이 없지만 계속 하다보면 정의 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며 “그래도 서민금융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안 전 부국장표 ‘서민금융교육’은 교육의 대상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며, 왜 교육을 하고, 상담을 해야 할까에 대한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교육을 통해 한꺼번에 변화시키기는 것은 힘들겠지만 바꿀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부국장은 “서민이라는 개념은 고정화 시킬 수 없다”며 “상황에 따라 경제적인 부분이나, 심리적인 부분,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까지 정확히 파악해서 그 사람에 대해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용섭 전 부국장이 정의하는 서민은 포용해야 하는 존재다. 그러기 위해서 금융은 가슴으로 행동하고 가슴으로 안아주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안 전 부국장은 “서민금융교육이란 공급자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더 쉽게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겠는지 정책 입안자들도 알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용섭 전 부국장은 “서민금융교육이라는 개념을 지금보다 넓은 의미로 정의해야 한다”면서 “금융교육의 대상을 소비자와 투자자 양쪽으로 볼 게 아니라 공급자까지로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민금융의 소비자들은 최종적으로 리스크를 인지해 올바르게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하며 그것은 결국 금융 복지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가 선택을 잘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다. 실제로 한국인의 금융이해력 지표를 보면 OECD 평균보다 점수가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소득이 낮거나, 높은 연령인 경우 현상은 심화된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경제교육을 강화해 저소득층에게 다가가야 한다”면서 “오프라인 교육 장소를 만들고, 인터넷을 통한 교육, 상담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금융과 관련된 교육과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다양하게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민의 카테고리 안에 다양한 계층에게 일괄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대상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다른 교육 방식을 제시하고 단편적이 아닌 생애 전반에 걸친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금감원 안용섭 전 부국장의 목표는 ‘포용금융연수원’ 설립이다. 금융이란 굉장히 차가운 영역이지만 금융적 영역만으로만 접근할 수 없고, 무조건 재정이라는 영역으로만으로도 접근할 수 없는 중간 지대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포용의 영역이다.  

안용섭 전 부국장은 "서민금융 종사하는 사람은 머리로만 생각하면 안되고 따뜻한 마음에 기초한 포용금융을 실천해야 한다"며 "돈만 주면 되는 게 아니라 손길을 통해 전해졌을 때 서민금융 역시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부국장은 “일반 금융연수원에서 할 수 있는 서민금융 문제를 다룰 포용금융연수원이 신설되어야 한다”며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심리상담 및 사회 복지제도 등도 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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