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시각에서 최고의 상품=소비자에게 최상의 상품
꼬마농부에서 청년농부 거쳐 양심농부로 성장
상품 특성부터 생산자 인터뷰까지 자세한 상품 정보 제공
현장방문 생산 전과정 확인…1년여 기간 홈페이지 업데이트 된 상품도

녹색협동 '지쿱(GCOOP)' 양심농부 안영 씨가 사업모델을 설명하는 모습.
녹색협동 '지쿱(GCOOP)' 양심농부 안영 씨가 사업모델을 설명하는 모습.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똑같은 가죽을 이용해 만들어도 어떤 핸드백에는 1,000만원을 훌쩍 넘는, 또 어떤 핸드백에는 5만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진다. 이렇듯 같은 물건이라도 ‘스토리’가 있는 명품은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이야기를 농업분야에서 듣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 농산물 스토리를 들려주는 ‘농업회사법인 지쿱’의 안영 양심농부의 말에 쫑긋 귀를 세우는 것은 당연한 현상.

자연과 녹색협동 ‘지쿱(GCOOP)’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양심적인 가교 역할을 꿈꾸던 안영 청년농부가 농부의 마음으로 만든 100% 생산자 직거래 플랫폼이다.

안영 청년농부는 “와인을 소믈리에가 가장 잘 알 듯 농산물은 농부가 가장 잘 안다”면서 “농부의 시각에서 최고의 상품이 곧 소비자에게도 최상의 상품이기 때문에 직접 발굴하는 과정을 거쳐 고른 농산물만 판매한다”는 신조를 밝혔다.

실제로 지쿱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모두 지쿱의 안영 대표양심농부가 직접 전국을 돌며 최고의 농축수산물을 찾고, 현장에 방문해 생산의 전과정을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제품 하나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안영 청년농부는 “산지 한 군데를 가면 보통 1200~1300장의 사진을 찍는다”며 “영농 스토리, 상품특성, 포장재, 포장방법, 농자재특성, 연중생산시기, 농부의 한마디까지 생산자 인터뷰 등까지 하고 나면 분류하는데만 꼬박 하루가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자신을 믿고 구입해는 소비자에게 불완전판매를 하지 않기 위해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한다. 그의 수첩에는 본인이 직접 해당 상품에 대해 짧게 평가하는 ‘안영 농부의 한마디’까지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이런 결과 거의 1년이라는 기간이 걸려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되는 상품도 있다. 판매 중인 정우진 농부의 상주 약건시 곶감의 경우도 무려 14단계에 걸친 제조 공정을 모두 그의 카메라로 담아냈다.

상품의 상세페이지에는 상품 특성부터 생산자 인터뷰까지 매우 자세한 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안영 양심농부는 “100명 중에 1명이라도 궁금해 하는 게 있다면 그걸 알아볼 수 있게 상세페이지에서 설명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소비자의 니즈를 다 수용해 품목을 늘리지 못하더라도 생산과정까지 완벽히 설명할 수 있는 상품만 팔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해달라는 수요에 모두 부응하지 못하더라도 확실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로 40% 정도의 상품은 판매 문턱을 넘지 못한다. 대신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모두 생산자의 이름을 붙인다. 이름을 걸고 상품에 대해 농부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소비자들도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신뢰감을 얻는다.

상품, 그리고 고객을 이어주는 이 ‘녹색연결고리’에는 상생이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그 어떤 것보다 정직함이 수반돼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자연으로부터 출발하는 선순환의 진심이 소비자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에서 청년농부 안영은 스스로에게 ‘양심농부’라는 이름을 붙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안영 양심농부는 “자연과 소비자에게 이롭게 돌아갈 수 있다는 생산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일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양심농부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그 철학을 반영한 것”이라며 양심농부의 탄생 계기를 밝혔다.

꼬마농부에서 청년농부로, 또 양심농부가 된 그의 삶은 필연적이었다.

농업과 관련된 일에 20년 이상 종사해온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그는 땅에서 움트는 싹과 함께 자연스럽게 ‘꼬마농부’가 됐다. 흙내음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이 됐고, 그 안에서 자라나는 생명의 귀중함을 아는 사람이 됐다. 자연스럽게 진로도 ‘농업인’이 되었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농업을 가르쳐주는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하며 ‘청년농부’로서의 길을 걸었다.

안영 양심농부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농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농업인력을 육성하는 전문화 대학인 한국농수산대학을 선택했다”며 “당시에 배운 것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직접 농사를 지어 본 전문가가 매의 눈으로 찾아내는 좋은 농산물은 소비자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우수농산물 인증을 받고, 화학 농약 대신 친환경 약재를 이용한 좋은 먹거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정기배송’을 통해 꾸준히 지쿱을 만나는 충성 고객도 많아졌다. 좋은 농산물에 스토리를 담아 내니 농부와 소비자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 됐다.

안영 양심농부는 “중요한 건 소비자가 먹는 먹거리가 누가, 왜, 어떻게 키웠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판매자의 스토리”라며 “온라인으로 판매하지만 앞으로는 ‘디 오차드’라는 공간을 꾸며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만들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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