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면, 불닭볶음면 마라탕 핫치킨 등 다양한 메뉴 출시
편의점 CU, 자체브랜드(PB) 마라탕면 마라볶음면 출시

불닭볶음면을 치면 나오는 먹방유투버들 (사진=유투브 캡쳐)
불닭볶음면을 치면 나오는 먹방유투버들 (사진=유투브 캡쳐)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식품업계가 매운맛에 빠졌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는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식품 업계가 매운맛을 한층 더 강화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매운 맛의 선두두자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시작으로 마라탕, 핫치킨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선보인 제품들은 신라면의 3~4배 정도 수준으로 매운맛을 한층 높였다.

최근 매운 맛 유행을 주도하는 대표 음식은 중국식 ‘마라탕’이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와 비슷한 매운 맛 요리다. 마라탕에 들어간 마라는 ‘혀가 얼얼하여 뻣뻣할 정도로 맵다’는 뜻의 중국 사천지역 대표 향신료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마라탕 음식점은 매운 맛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많이 찾으면서 도심 번화가와 대학가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혈중 마라농도’ ‘마세권(마라 음식점이 있는 동네)’ 같은 신조어도 탄생했다.

마라탕 전문점은 최근 백화점에도 입성하면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3개 점포에는 ‘왕푸징 마라탕’이 지난해 말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매운 맛의 인기 배경에는 소셜미디어와 ‘먹방'을 중심으로 색다르고 극단적인 음식을 경험하고 인증하는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인은 원래 매운 맛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뿐더러 요즘 젊은층은 극단적으로 매운 맛을 새로운 경험이나 도전으로 여기고 즐긴다"고 말했다.

매운 음식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현대인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3~4월 국내 5대 도시의 주문건수를 집계한 결과 스트레스가 많은 월요일에는 떡볶이, 불족발, 핫치킨, 마라탕 등 매운음식 주문건수가 평일의 3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편의점과 제과, 라면업계도 매운 맛 흐름에 합류했다. 편의점 CU는 자체브랜드(PB) 제품 ‘마라탕면’ ‘마라볶음면’을 올해 초 출시했다. GS25도 매운 맛을 높인 PB 라면 ‘인생라면’과 불닭볶음면 소스를 활용한 ‘불닭&후랑크김밥’으로 매운 맛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매운맛 라면의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증가하는 등 매운맛이 인기"라고 말했다.

오리온도 최근 ‘맵단(맵고 단), ‘맵단짠(맵고 달고 짠)’ 등 매운맛이 기반이 된 식품을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상어밥 매콤한맛’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이달 대표 스낵 브랜드인 꽃게랑에 매운 맛을 더한 ‘꽃게랑 청양고추’를 선보였다.

국물 없는 볶음면 형태의 라면 ‘불닭볶음면’으로 매운 맛 열풍을 주도한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불닭볶음면이 소수의 ‘매운 맛 마니아’ 사이에서만 인기였는데 이제는 매운 맛이 대중화되면서 불닭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면서 "작년에만 불닭 브랜드 국내 매출이 45%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불닭떡볶이 등을 포함한 불닭 브랜드는 2012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15억개 이상 판매됐고,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스코빌(매운맛) 지수를 1만2000로 극대화한 ‘핵불닭볶음면 미니’를 출시했다. 매운 라면의 원조라 불리는 신라면(2700 스코빌)보다 약 4배 높다. 스코빌 지수는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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