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계산대 도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무인계산대 도입 중단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대형마트 무인계산대 설치를 두고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마트 노조는 무인계산대로 인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세지고 고용불안이 야기된다며 전국적으로 순차적인 비판 행렬에 나섰다.

반면 대형마트는 무인계산대를 확산 시키는 것은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항변하고 나섰다.

이미 패스트푸드점,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키오스크 도입이 증가하는 등 유통업계 전반적 추세도 '무인화'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대전, 대구, 광주, 제주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인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고객에게 장기간 대기와 혼잡으로 불편을 주고 노동자에게는 업무 강도 강화와 고용불안 위험을 준다"며 "인건비를 줄여 재벌 총수 일가와 경영진의 잇속만 챙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형마트들은 최근 들어 언택트 소비 트렌드에 맞춰 무인 셀프계산대를 도입하는 것에 앞장 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무인 셀프계산대를 도입한 이마트는 전국 60여개, 롯데마트는 46개, 홈플러스는 88개 점포에서 무인 셀프계산대를 운영중이다. 

3사가 모두 무인 셀프계산대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이마트 노조를 중심으로 비판이 불거져나온 이유는 3사 중 도입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노조 측은 "무인계산대로 고객들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일반계산대를 줄이고 있다. 업무 강도 증가로 고통받고 있는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감축하고 있다"며 "과거에 있었던 러다이트 운동을 방불케 하는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마트 측은 노조의 비판에 '근거가 없다'며 항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과거처럼 대량 구매보다는 마트에서 소량 구매하는 고객이 늘다 보니 줄을 서느라 기다릴 필요 없도록 무인계산대를 운영하는 것"이라며 "온라인에 밀려 대형마트 고객이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데 노동강도가 강화됐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마트 할인점의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유통업계의 무인 셀프계산대 도입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롯데리아의 경우 전국 1350개 매장 중 62%인 825개 매장에, 맥도날드는 420개 매장 중 250개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쥬시ㆍ맘스터치ㆍ얌샘김밥ㆍ국수나무 등 프랜차이즈 점포들도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추세다. 인건비 감축 뿐만 아니라 언택트족 증가와 모바일 등 결제 편의성을 고려한 것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 되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현장에서 살펴 보면 무인계산대를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고객들이 많아 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조측이 주장하는 것 중에 노동이 강해지고 있다는 말은 현장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이해 되지 못하는 부분"이라며 "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힘들어 한다는 말은 납득 하기 힘든 부분이다. 소비자들이 무인 계산대를 이용할때 옆에서 보조 해줘야하기 때문에 그 에 들어가는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노동계가 '노동자 소외' 우려를 제기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소비자들은 무인상점 등 무인 서비스 도입에 호의적이다. 이달 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4233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상용화될 경우 응답자들이 가장 이용하고 싶어하는 지능정보서비스는 무인상점(70.3%)으로 로봇·드론 택배·배달 서비스(63.3%)보다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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