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 e스포츠대회 성황리 개최
모바일세대 장병, 전역 미루고 참가
휴대전화와 IT기술 병영 문화 확 바꿔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강원도에서 ‘2019 군 장병 e스포츠대회’가 열리고 있다. 종목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최상위권 인기를 유지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강의 듣고 체육대회 대신 e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곳이 요즘 군대다.

강원도에서 열리는 군 장병 e스포츠대회가 IT세대 장병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도청)
강원도에서 열리는 군 장병 e스포츠대회가 IT세대 장병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도청)

현재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 20개 군부대가 사단급 예선전을 벌이는 중이다. 6월 초까지 부대별 예선이 마무리되고 7월 5일부터 2일간 인제 다목적경기장에서 결선전이 열릴 예정이다.
 
현역 군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5월 8일 열린 철원 6사단 청성부대 예선전에 참가한 선수만 20팀 90명. 이들은 치열한 자체예선전을 뚫고 올라왔다. 참가자 중에는 결선전 전에 전역 예정인 병장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해당 병장이 부대원이 단합을 위해 전역을 연기하는 열의를 보여 화제가 됐다.

결선전에는 프로게임선수 초청 이벤트, 일반인 모바일 게임대회, 아이돌 초청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열린다. 변정권 강원도 평화지역발전본부장은 “장병들의 참여 열기가 높고 경기도 지역 군부대도 참여해 당초 예상보다 많은 팀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축구나 족구대결로 부대 사이의 우열을 가리고 친목을 도모하던 과거 군대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새로운 군대 문화

최근 달라진 병영 문화의 본격적인 출발은 휴대전화다. 일과 후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군인들의 일상이 바뀌었다. 병사들은 수신전용 휴대전화나 사이버지식정보방 순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TV채널 문제로 다투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는 의견이다. 인천 지역 부대의 한 병장은, “관심 있는 콘텐츠를 함께 공유하거나 게임을 같이 즐기면서 부대원 사이의 단합도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간부에게 바로 연락해 애로사항을 해결하기도 한다. 경기도 지역 부대 한 중대장은 “힘든 일이 있는 병사가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지휘관이나 상담관에게 바로 연락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국군수송사령부 호송대대 간부가 국방일보 5월 2일자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 이후 해당 부대 ‘마음의 편지’ 접수 건이 30% 이하로 줄었다. 접수 내용도 병영 내 인간관계에 대한 불만보다는 시설보수나 등 부대 운영 관련 건의 사항이 많았다.

올해부터 2000년생이 군인이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IT와 모바일을 접한 세대다. 군대 문화의 ‘IT화’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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