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원 투자 및 1만명 고용 약속
산업의 위기 극복하기 위해 기업가로서 노력할 것
후배 세대에게 떳떳한 기업가 되는 것이 목표다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계획과 경영철학을 밝힌 서정진 회장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계획과 경영철학을 밝힌 서정진 회장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하고 1만명을 고용하겠다는 당찬 계획을 밝혔다. 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내 경제를 든든히 받치겠다는 포부다. “후배들에게 용광로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대한민국을 물려주고 싶다”는 것이 서정진 회장의 각오다.

16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 비전2030’ 기자간담회.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화끈한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40조 원으로, 2021년까지 전체 목표액의 20%를 투입하고, 2025년에 20조원, 2030년까지 총 40조 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회장이 통큰 투자를 결심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장기적인 산업 위기를 타개할 힘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기업인이자 선배로서 이 땅의 후배들에게 희망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서정진 회장은 자수성가 CEO의 대명사다. 대우자동차를 다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 부하직원 5명과 십시일반 5천만원을 모아 창업한 것이 셀트리온의 시작이었다. 당시 연수구청에서 신생 기업들에게 월세를 싸게 줘서 사무실을 얻을 수 있었다. 셀트리온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고생도 많았다.

“미래에 어떤 산업이 발전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멋도 모르고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얼마나 힘든 길인지 모르고 시작했죠. 고생을 10년 했습니다. 오랫동안 밑빠진 독에 물을 부었더니 드디어 물이 차기 시작하더군요. 그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

서정진 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제위기를 ‘산업의 위기’라고 딱 잘라 정의했다. ‘산업 위기는 1~2년 만에 급하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10년 가까이 누적되어 생긴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그것을 다시 복원시키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가로서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투자를 결정했다.

“국민들게 약속하고 도전하려고 합니다. 이곳에 아주 좋은 바이오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매출액이 55조원인데 이익은 16조원이다. 2030년쯤 되면 매출액은 몰라도 이익은 화이자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겠지요. 하지만 기업가는 부딪히면서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전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리스크가 없는 사업은 없습니다. 리스크 없는 사업은 단순히 장사입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서정진 회장의 이 날 발표에는 언론과 재계의 큰 관심이 쏠렸다,
서정진 회장의 이 날 발표에는 언론과 재계의 큰 관심이 쏠렸다,

서정진 회장은 본인의 기업가 생활을 회상하며 ”처음에는 망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했다“고 회상했다. 돈을 벌고, 더 많이 쓰려는 욕심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것이 기업가의 궁극적인 의미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망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면 그 다음에는 애국자가 되어야 하고 상생도 해야하며 다음 세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 다음 세대들이 '당신들의 세대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그 지점에서 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저는 실리콘밸리를 보고 부러워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는 중국 상해가 부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한국은 어떤가요? 한국 용광로의 불은 활활타오르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우리 세대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그 용광로에 다시 불을 붙이고, 우리 후배들에게 떳떡하게 물려주고 은퇴하면 좋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 리딩 기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국가 헬스케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후배 세대를 위하겠다는 그의 진심이 국내 바이오 산업에 어떤 활력으로 작용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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