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여 가지 금융 데이터 기반 대출신청자 심사
국내·외 벤처캐피탈 243억5000만원 투자 유치
혁신기업 투자 임팩트 투자사…'대출자가 아낀 이자’ 수치화

렌딧 김성준 대표이사다.(사진제공=렌딧)
렌딧 김성준 대표이사다.(사진제공=렌딧)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작은 알갱이가 모여 단단해지는 과정은 더디지만, 그만큼 촘촘한 기초를 다질 수 있어 탄탄한 완성품을 낼 수 있다. 꼭 신용대출 한 분야로 탄탄히 기반을 다져온 ‘렌딧’처럼 말이다.

렌딧은 2015년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신용대출만을 취급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오며, 국내 P2P사 중 유일하게 개인신용대출만 취급하는 업체가 됐다. 덕분에 올해 1월 기준 개인신용대출 부문 점유율은 44%에 달해 P2P 개인신용대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설립 초기부터 개인신용대출에 집중한 이유는 우리가 테크핀(TechFin), 즉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 회사라는 데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성준 대표이사는 “한국은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금융 데이터, 특히 개인들의 신용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잘 되어 있다”며 “렌딧이 좋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100% 온라인 비대면으로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라고 꼽기도 했다.

렌딧에는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250여 가지의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신청자를 심사하는 렌딧 크레딧 스코어링 시스템(Lendit Credit Scoring System)이 있다. 각종 지표 추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렌딧의 자체 신용 등급을 산출하는데, 최근 12개월 간의 각종 금융정보 트렌드를 분석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대출을 원하는 사람마다 개인화 된 적정 금리를 산출해 중금리대출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심사평가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적인 역량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 대표이사는 “똑같이 CB3 등급인 A와 B가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각자에게 맞는 개인화 된 적정금리가 책정된다”며 “이렇게 축적된 기 신청자의 데이터를 적용해 지난 4년 간 지속적으로 심사평가모델을 고도화 해왔고,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해 CSS의 평가 능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P2P업체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취급했지만 렌딧은 흔들리지 않고 신용대출 시장에 집중하며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아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거뒀다.

알토스벤처스,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옐로우독, 크레비스벤처파트너스 등 국내·외 벤처캐피탈로부터 총 243억5,000만 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하며, P2P사 중 가장 많은 투자금 유치라는 또 하나의 기록도 달성했다.

특히 투자받은 4곳 중 3곳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임팩트를 추구해 투자를 결정하는 곳이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콜라보레이티브펀드와 옐로우독, 그리고 크레비스벤처파트너스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도전하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사”라며 “이들이 렌딧에 주목한 이유는 기술을 기반으로 중금리대출 시장을 혁신해 금리절벽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렌딧은 외부에서는 벤처캐피탈에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대출자와 투자자를 늘려가며 ‘외강내강(外剛內剛)’의 면모를 보여줬다. 더욱이 이용자 중 약 54.2%가 카드론, 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 보험 등에서 고금리 대출 이용자로, 렌딧 대출로 대환하면서 20%대 대출금리를 10%대로 낮추게 됐다. 이렇게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라는 실적을 거뒀지만, 렌딧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중금리대출의 효용성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래서 중금리대출을 활성화시켜 얻어낸 소셜 임팩트를 수치화 했는데, 그게 바로 ‘대출자가 아낀 이자’라는 지표다.

김성준 대표는 “대출자가 아낀 이자는 고금리 이자를 절감해 이깐 이자와 대환 외 대출자들이 다른 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받지 않고 렌딧 대출을 받아 아낄 수 있었던 이자를 합친 수치를 말한다”며 “렌딧이 1,700억 원 이상의 중금리대출을 집행하며 만들어 낸 ‘대출자가 아낀 이자’는 이미 1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 “렌딧이 1조 원 이상의 대출을 하게 될 경우, 15만 명의 대출자가 700억 원 이상의 이자 비용을 절약 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렇듯 서민금융에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고집스럽게 개인신용대출 외길을 걸어온 김성준 대표이사의 이력은 서민금융과는 다소 낯설어 보인다. 카이스트, 스탠포드 등 이름만 들으면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명문대학 출신이기 때문이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2011년 스탠포드 대학원을 자퇴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했었다”며 “3년 정도 지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 회사 운영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2014년 한국에 돌아와 대출을 시도했는데, 그때 한국에서는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5% 미만의 저금리대출이 아니면 연 20% 안팎의 고금리 대출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 대표이사는 “이렇게 스스로 ‘금리절벽' 이라는 문제를 경험하면서 이 문제를 꼭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그렇게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와 금융사에서 경력을 쌓고 있던 공동창업자인 박성용 이사와 함께 창업하게 되었다”는 설립 계기를 밝혔다.

회사 창업 이후에는 서민금융 시장에서 금리 단층 현상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고, 성과도 수치로 나타났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렌딧 대출자 중 CB 5~7등급 비율이 2016년 말 32%에서 2017년 52.4%로 20.4%p 증가했다”며 “개인화 된 적정금리 산출로 그간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거나 금융권의 대출을 받지 못했던 CB 5~7 등급의 중·저신용자들이 중금리 대출을 받는 ‘포용적 금융’의 효과가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4년간 적정 수준의 금리를 찾는 대출자와 중수익을 추구하면서 중 위험 정도의 리스크를 감당할 의사가 있는 투자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해 중금리대출 시장 발전에 기여해 온 렌딧은 지금 또 하나의 미래를 꿈꾼다.

김성준 대표이사는 “우리는 100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금리가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을 통해 금융을 혁신한다는 것이 렌딧이 가진 비전"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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