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 발생…제2금융권 판매중지 결정
자산운용사 설립 계획 수정 육류담보대출 전문 P2P '모자이크펀딩' 설립
나홍석 대표 "'아무도 안하겠구나' 싶어 '내가 해야겠다' 결정"
빠른 의사결정 프로세스…건실한 유통업체 확보중

모자이크펀딩 나홍석 대표이사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금융상품을 소비재 같이 파는 것이 정말 싫어요. 금융의 본질은 제대로 된 금융상품으로, 제대로 리스크를 확인시켜 주고, 목표수익을 달성시켜 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죠." 육류담보대출 전문 P2P사인 모자이크펀딩 나홍석 대표는 '금융의 본질'을 특히 강조했다.   

이는 특별한 사건이 창업의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2017년 금융시장에서는 6000억 규모의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이 발생됐다. 이후 해당 상품을 취급하던 제2금융권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해당 상품을 판매 중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애널리스트출신 나홍석 대표이사의 생각은 달랐다. ‘아 아무도 안하겠구나’, ‘이거 내가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그는 자산운용사를 세우려던 당초 계획을 전면 수정, 육류담보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P2P사인 모자이크펀딩을 설립했다.

나홍석 대표이사는 “원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음식료, 유통분야를 오래했었다”며 “증권가에서는 모든 기회는 최악이라고 했을 때 온다는 말이 있어 사건이 터진 후 오히려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나 대표는 축산물을 담보로한 대출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대출 수요자들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공급자였던 기존 금융기관들이 발을 뗀 것일 뿐 없는 시장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시장에 진출했다.

나홍석 대표는 “사고가 왜 터졌는지 알아보고, 창고도 알아보고, 유통업자도 만나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며 “몇몇 업체들 때문에 선량한 대다수의 유통업체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나 대표는 “차주들은 돈줄이 막힌 상태였지만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는 존재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둘 사이를 엮어주는 역할을 해주는 싶어 이름도 모자이크펀딩이라고 지었다”고 덧붙였다.

사명인 모자이크는 ‘정보의 조각을 모아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내는 리서치 방법을 의미하는 모자이크이론에서 따온 것으로, 일상 속에 있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투자의 기회를 금융상품으로 구현하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예상은 적중했다. 시장 축소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업체들은 열광했다. 업계 특성상 가공업체와 계속 거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유동성이 필요한 순간들이 생기는데, 대출판로가 생기면서 자본을 확보해 유통 거래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업체들은 ’빠르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모자이크펀딩은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금융기관과는 달리 대표이사가 직원에게 직보고를 받는 등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빠르다.

나홍석 대표는 “의사결정이 빠르지만 정보공유 평가를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무조건 지키는 원칙이 있다”며 “계약건은 무조건 실사를 나가서 직접 확인하고, 물건의 이동을 추적하고, 한 달에 한 번 창고를 선정해 실사를 나가는 등 스스로 차주를 발굴하고, 관리하고, 추심까지 다 하는 형태를 고수한다”고 전했다.

실제 모자이크펀딩은 매달 창고를 선정해 실사를 나가고, 그 진행상황을 공개한다. 특히 발행 날짜가 있는 신문을 들고 사진을 찍는데, 이는 직원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다. 투자자가 걱정하는 부분인 ’정말 담보가 있나‘를 눈높이에 맞춰 제시한 것이다.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를 위해 나홍석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건전성이다. 담보가치가 혹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기간은 최대 3개월이라고 설정하고,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담보대출비율)를 늘려달라는 요구에도 원리원칙대로 처리하는 이유다.

나홍석 대표는 “리스크 관련 부분은 양보할 수 없다”며 “업계 소문이나 상황에 귀기울이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자이크펀딩은 젊은층을 유입시키기 위해 이벤트나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이런 결과 투자자 중 40대의 비중이 약 45%나 된다.

나홍석 대표는 “과도한 마케팅 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건실한, 같이 갈 수 있는 유통업체를 확보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모자이크펀딩은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연 12% 내외의 금리로 통상 3개월 기간으로 축산물담보 대출채권을 취급한다. 대부업 대비 약 절반 정도의 금리다.

나홍석 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추가적으로 금리를 더 낮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낮아질 수 있지만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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