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시공 인력 투입, 자금 측면서 부담 경감
민간분양 ‘입주자 사전점검회의’로 하자 감지·보수
임대주택·공공분양 건설사 비양심 시공 하자민원 多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으로 탄생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총 9510세대가 입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으로 탄생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총 9510세대가 입주했다.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컨소시엄 아파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두 곳 이상의 건설사가 모여 공동으로 하나의 아파트 단지를 시공·분양하는 방식으로, 시너지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 방식에 따라 하자보수 처리에 건설사별 차이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재개발, 재건축사업 등 조합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때나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때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 한 단지에 둘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 아파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단일 시공 때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토지매입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미분양 부담 등 혹시 모를 사업 위험도 분산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각 건설사마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력과 시공 노하우, 브랜드파워 등 각 건설사의 장점이 결합된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컨소시엄 아파트의 경우 건설사는 시공 인력 투입이나 자금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건설사 중 상당수가 대형사여서 유명 브랜드 여러 개가 더해지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고급단지로 인식되는 측면도 강하다.

시공·분양 과정의 안정성도 높다. 한 건설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더라도 다른 건설사가 지분을 인수해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실제 인천 부평구의 부평5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래미안 부평’은 당초 삼성물산과 풍림산업이 각각 50%씩 지분을 갖고 사업을 진행했지만 2012년 5월 풍림산업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후 삼성물산이 풍림산업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사업좌초의 위기를 넘겼다. 당시 단지명은 ‘부평 래미안 아이원’에서 ‘래미안 부평’으로 바뀌었다.

여러 건설사가 손을 잡다 보니 단지도 큰 편이어서 ‘대단지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통상 2000호 안팎, 또는 그 이상 대단지로 조성된다. 입주자들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전체 세대수가 많은 만큼 관리비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지역 내 랜드마크급 단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우방 컨소시엄으로 시공된 서울 잠실동의 ‘잠실 리센츠(2008년 입주)’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분양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2014년 입주)’는 지역을 상징하는 아파트 단지로 자리 잡았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삼성물산 컨소시엄으로 탄생한 송파 헬리오시티(9510가구)는 송파구 일대의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로 부상했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 아파트는 종종 지역 내 시세를 이끌기도 한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잠실 리센츠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5775만원대로, 잠실 평균 아파트 가격(3.3㎡ 3896만원)보다 1.5배 가량 높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역시 마포구 ‘대장주’로 꼽히며 마포 일대 아파트 시세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흥행 보증수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일반 분양한 컨소시엄 아파트는 12개 단지 9774가구였는데 이 가운데 11개 단지가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역시 일부 대형 주택형만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을 뿐 1만2731개의 청약통장이 몰려들었다. 주간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확인해 본 결과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은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컨소시엄 아파트가 분양 채비를 마친 상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리얼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5~6월에만 전국에서 14개 단지, 2만3887가구가 컨소시엄 형태로 공급된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인천 미추홀구에 ‘주안 캐슬&더샵’ 1856가구(일반분양 835가구)를, 삼성물산,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6월 부산 연제구에 4770가구(일반분양 2759가구) 규모의 ‘래미안 거제(가칭)’를 분양한다.

장점이 많다보니 최근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 건설사도 컨소시엄 아파트의 분양·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재작년 중흥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주 ‘그랜드 센트럴’을 분양했다.

건설업계가 이처럼 컨소시엄 아파트에 대해 선호하자 일각에서는 입주 후 하자가 발생 시 서로 책임을 떠넘길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A, B건설사가 공동 시공한 아파트에 입주 후 하자가 발생하면 A사에 보수 신청을 했을 때 A사와 B사 간 발뺌할 소지가 있다는 것.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컨소시엄 아파트 하자보수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각 동마다 건설사들이 할당을 받아 시공을 하고 있고 준공 직전 의무적으로 ‘입주자 사전 점검회의’를 통해 입주 전 사전에 하자를 발견해 조합이나 시행사에서 선정한 외주 하자보수업체에서 보수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즉 건설사 입장에서 컨소시엄 아파트는 조합이나 시행사로부터 시공권을 받아 단순 시공·분양, 마케팅만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입주자 사전 점검회의를 통해 입주 전 하자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며 “민간분양 컨소시엄 아파트는 입주 후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가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임대, 공공 분양아파트의 경우 건설사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일부 허술한 시공을 하기 때문에 입주 후 소비자 입장에서 하자보수와 관련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컨소시엄 아파트는 분양 방식에 따라 준공 후 하자가 발생 시 소비자가 체감하는 피해 정도에서 차이가 발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