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2만원 쿠폰' 행사 오류 반복되다 다음 날로 미뤄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 방배동에 사는 소비자 권 모씨는 <소비자경제>와 인터뷰에서 "배달의 민족, 요기오가 한달 전부터 1만원, 2만원 쿠폰을 뿌리겠다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했다. 하지만 그 기업들이 이런 문제를 몰랐는지 궁금하다. 몰랐더라도 준비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29일에 쿠폰을 쓰려고 어플을 들어갔다가 한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고 오류가 계속 나서 그냥 포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 배달 앱 업체의 '준비 안 된' 폭탄세일 경쟁에 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은 전날 2만원 쿠폰을 주는 '할인정복' 이벤트를 홍보했다.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매시 정각에 매일 1만명에게 음식 메뉴에 적용 가능한 2만 원권 쿠폰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치킨이나 피자 등을 사실상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이 쿠폰은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10대∼20대 사이에서는 몇 시에 이벤트가 시작되는지, 언제부터 대기해야 하는지 등 게시글이 온라인상에 쏟아졌다. 하지만 예정된 시각이 되자 각 배달 업계 어플에서는 오류가 속출했다. 
   
배달의민족은 행사 시간을 한 시간씩 몇 차례에 걸쳐 미뤄 결국 오후 8시까지 연기했다.
   
하지만 오후 8시에도 많은 누리꾼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앱에는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 '지금은 이벤트 시간이 아니다'라는 등 오류 메시지가 반복됐고, 결국 이날 이벤트를 그대로 종료한다는 공지가 떴다.
   
배달의민족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했다"며 "하루 더 준비해 30일 (쿠폰 양을) 2배로 늘려 다시 열겠다. 불편하게 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다수의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지난 2월 다른 배달 앱 요기요가 유명 치킨 브랜드를 대상 제한 없이 5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자 서버가 한때 다운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 배달 앱 시장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배달통'을 가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양강 체제가 굳어지면서 양측 간 불꽃 튀는 할인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50% 이상 할인해주거나 모든 고객 대상으로 1만원에서 2만원 쿠폰을 뿌리는 식이다.
   
이런 '치킨 전쟁'은 배달 앱의 인지도를 높이고,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반면 한편으로 참여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 부담이 된다.
   
실제 한 프랜차이즈는 배달 앱 연계 마케팅에 큰 비용을 들이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광고에 유명 연예인을 기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 앱 관계자는 "원래부터 진행하던 할인 행사를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를 추가해 확대한다는 것이 이렇게 '치킨 전쟁'으로 불거져 부담스럽다"며 "경쟁사를 의식해 진행한 것이 아니라 전체 주문 수를 늘리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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