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주간사 삼일PwC 6월 7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접수
통매각 또는 분할매각 방식…원매자 자금증빙 매각 핵심
3차 매각 실패 시 청산 수순…중소형 선박 中·日에 내줄 위기

3차 매각 시도중인 성동조선해양 전경   사진제공=성동조선해양.
3차 매각 시도중인 성동조선해양 전경 사진제공=성동조선해양.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지난해 4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이 사실상 마지막 소생 카드인 3차 매각을 시도 중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성동조선해양이 지난해 8월 매각 착수 이후 3번째 매각에 들어간다. 창원지방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4월 19일에서 10월 18일로 연장한만큼 사실상 마지막 매각이다.

30일 조선·금융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 매각주간사 삼일PwC는 오는 6월 7일까지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고, 6월 13일 본입찰을 실시한다. 5월 20일부터 6월 7일까지는 사전실사를 진행한다.

성동조선해양 매각은 앞서 두 차례나 불발됐다. 지난해 10월 첫 입찰을 실시했지만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무산됐다. 1·2·3야드 통매각 원칙에 원매자들이 부담을 느낀 것이다. 이번 입찰에서는 1~3야드와 회사 자산, 설비에 대한 분할매각을 허용해 부담을 줄였다.

두번째 매각에는 지역 기자재 업체를 비롯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 등 업체 3곳이 인수제안서를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인수자금 조달방안에 대한 증빙이 부족하다며 협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확인 결과 성동조선 매각 구조는 기존처럼 통매각 또는 분할매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매각은 2야드가 매각이 되는 경우로만 제한된다. 성동조선의 3개 야드 중 2야드는 규모가 가장 크고 최신 설비를 갖췄다. 부지 면적 92만8769㎡에 최대 32척의 배를 건조할 수 있다. 대형 조선 3사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번 매각전에는 기존 LOI를 낸 전략적투자자(SI) 4곳, 재무적투자자(FI) 1곳 등 5곳 외 3곳 이상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 경기 회복시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다만 기존 매각에서 보여줬듯 원매자의 자금증빙이 매각의 핵심이다.

매각가격이 청산가치를 상회해야 하는 만큼 인수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서다. 조사위원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창원지방법원에 성동조선의 청산가치가 3730억원이라고 제출한 바 있다.

싱가포르계 펀드 컨소시엄은 청산가치를 훨씬 상회하고 법원이 정한 최저 입찰가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매각가격을 제시했지만 최종 납입에 실패했다. 국내 컨소시엄 등도 관심을 보였지만 마찬가지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싱가포르계 펀드 컨소시엄이 높은 수준으로 매각가격을 제시하고도 납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리도 알 방법이 없다”며 “매각작업이 준비 과정인 만큼 오는 6월 7일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돼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인수에 도전장을 낸 업체는 베일에 쌓여져 있다. 매각주관사 삼일PwC 관계자와 창원지법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30일 기준)현재까지 입찰의향서를 낸 곳과 관련 공개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3차 매각마저 실패할 경우 성동조선이 결국 청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동조선의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은 각각 1조7250억원, 8559억9000만원이다. 이는 창원지방법원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직후 집계된 수치다.

회생담보권은 ▲한국수출입은행(7560억원) ▲하나은행(300억원) ▲신한은행(236억원) ▲군인공제회(2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출입은행은 회생담보권의 88.4%, 회생채권의 77%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성동조선은 지난 2003년 ‘성동기공’이라는 이름으로 경남 통영시 광도면에 설립됐다. 현재 사명은 2004년에 변경된 것이다. 성동조선은 194만4000㎡(약 59만평) 규모 야드에 8만톤급 플로팅 도크와 골리앗크레인 4기(450톤, 700톤, 750톤, 900톤)를 갖춘 준대형 조선소다.

2007년 조선업 호황일 당시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8위 조선소로 이름을 날렸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무리한 저가수주, 조선경기 불황 등으로 신규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성동조선은 현재 작업 물량이 전혀 없이 야드만 텅 빈 상태다. 성동조선은 전성기 시절 약 9000명의 생계를 책임졌지만 지금은 약 700명 정도의 직원만이 남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성동조선해양이 비록 대형 조선소는 아니지만 중형 컨테이너운반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벌크선(살물선) 등의 건조에 있어 일가견이 있는 조선소”라며 “업황이 회복돼도 성동조선 같은 중견 조선사에게는 남의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성동조선 같은 중견 조선소가 사라지면 중소형 선박 시장을 중국·일본 등에 뺏길 뿐 아니라 기술·인력 등 한국 조선업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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