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63억8800만불 대비 36% 감소
삼성중공업 LNG선 무더기 수주 선방
대우조선 잠수함 수주 체면 치레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국내 조선 ‘빅3’의 1분기 수주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은 거의 반토막 났으나 삼성중공업은 유일하게 신규 일감을 추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 해군으로부터 잠수함 3척을 수주하는 등 삼성중공업에 뒤처진 수주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조선사의 1분기 신규 수주액은 40억7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63억8800만달러 대비 36.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수주액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며, 이 회사의 1분기(1~3월) 수주액은 11억달러로 전년 동기 21억8000만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전년 30억800만달러에서 16억4200만달러로 45.4% 크게 줄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전년 12억달러에서 올해 13억3000만달러로 10.8% 늘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중 현대삼호중공업은 1분기 5억4200만달러 수주에 그치면서 전년동기 대비 66.8% 급감했다. 다만 연간 목표달성률은 12.5%로 그룹 내 3사 중 가장 높았다. 현대중공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3.1% 급감한 6억6600만달러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미포조선은 4억3400만달러로 신규 수주규모로는 그룹 조선계열 3사 중 가장 저조했지만 전년 동기대비로는 14.5% 증가해 그룹 내 유일하게 신규 수주액이 늘었다.

대우조선해양도 초반 분위기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LNG운반선 3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6척을 신규 수주했다. 수주액은 11억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49.5% 급감했다. 다만 연간 목표달성률은 13.1%로 현대중공업그룹(8.4%)보다는 앞섰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4월 들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잠수함 3척을 약 1조1600억원(10억2000만달러)에 수주한데 이어 LNG선 1척을 추가 수주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신규 수주액은 23억1000만달러로 연간 목표달성률은 27.6%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LNG선 7척을 수주하며 선전했다. 올해 1월 유럽 선주사 셀시우스 탱커스의 18만㎥급 LNG선 2척을 3억7000만달러(4199억원)에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2월 미주선주로부터 LNG선 4척을 7억7000만달러(8704억원), 3월엔 아시아에서 LNG선 1척을 1억9000만달러(2154억원)에 각각 수주했다.

신규 수주액 13억3000만달러는 연간 목표달성률의 17% 수준이다. 4월 들어 2년여만에 업계에서 처음을 해양플랜트(FPSO) 수주(1조1000억원 규모)를 따낸 걸 감안하면 달성률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조선업계에선 1분기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액 감소는 예견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조선사들의 선가인상 시도와 선주들의 관망세가 엇갈리면서 수주계약이 쉽게 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세계 신조 발주량이 줄어든 영향도 크다고 봤다.

실제 올해 1분기 누계 발주량은 57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996만CGT) 대비 42% 급감했다. 하지만 4월 대우조선해양이 잠수함 3척을 포함해 4척을 추가 수주한 것처럼 갈수록 수주량은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LNG선은 오는 2020년까지 100척 이상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LNG업계의 큰손 카타르가 LNG선을 최대 60척까지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모잠비크에서 진행하는 LNG 개발 프로젝트와 러시아 북극해 '야말 프로젝트'의 2차 발주도 예정돼 있다.

실제 1분기 국내 조선 ‘빅3’의 수주 성적표는 시장 및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국제 유가 상승과 LNG선 대규모 발주 프로젝트란 두 가지 호재를 딛고 2분기 더 나은 수주 성적표를 받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아시아 지역 선사와 1조1000억원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체결한 것처럼 최근 몇 년간 수주 가뭄이 극심했던 해양플랜트 부문 일감도 점차 늘어갈 것"이라며 "이는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난해 10월 배럴당 84달러를 기록하던 두바이유는 올 들어 5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70달러를 넘어섰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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