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실제 공급 확대할지 지켜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 (사진=Pixabay)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Pixabay)

[소비자경제신문 권지연 기자]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종료되더라도 기름값이 급등하는 상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조치와 관련해 한국,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일본,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다시 발효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주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면서 압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5월 2일 기점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은 금지되며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국가들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형태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5월 유가 급등이 예견되나 한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DB금융튜자 한승재 연구원은 23일 “이란의 올해 3월 기준 원유 수출량은 130만b/d로 수출량이 제로화 될 경우 OPEC의 감산 확대로 수급이 타이트한 글로벌 석유 시장은 더욱 타이트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 우려로 원유와 브랜트유 모두 2-3%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아울러 “현재 IEA수급 전망과 OPEC산유량을 기반으로 추정한 글로벌 석유 수급 밸런스는 4분기 만에 100% 상회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란 제재가 더해질 경우 유가는 추가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OPEC가 6월경 원유생산을 늘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한승재 연구원은 “5월 유가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정해진 수순은 OPEC의 증산”이라며 “사우디의 감산으로 극히 낮아져 있는 사우디 내 원유 재고, 러시아의 볼멘소리 등을 고려할 때 6월 OPEC증산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예측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하반기 미국의 Permian Pipeline 신규가동 이후 생산량 급등을 고려한다면 6월 이후 유가 하락 반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도 유가 상승은 한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안예하 연구원은 이날 “미국의 이란 제재는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 연구원은 이란의 공급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이란의 원유 생산은 OPEC내에서 9%수준이며 글로벌 내에서 3%수준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도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안예하 연구원은 “게다가 이란 원유 생산량은 일간 270만 배럴 수준으로 제재 이전 대비 40%가량 감소한 상황”이라며 “원유 수출 또한 제재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여기서 추가적으로 공급량도 감소해 유가 급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공급을 확대하는 것을 약속 받은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단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실제로 공급을 확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미국 경제가 위축되지 않기 위해 유가를 안정시켜 미국 중부 지방 표심을 얻는 것이 중요한 반면, OPEC가 감산 정책을 통해 유가를 계속 높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안예하 연구원은 “단기 유가 급등으로 불안한 시황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 단기적으로 성장성이 확실한 사업부문을 보유한 업체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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