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방식...행정규제기본법 명문화
시장, 기업, 정부 불합리한 문제 해소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우선 허용 뒤 사후 규제 원칙을 제도화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맥주, 과실주 등 제조시 스테인리스통에 오크칩(착향) 활용이 허용되고, 위스키·브랜디 제조에도 나무통에 착향 목적으로 오크칩을 추가할 수 있다. 기존에는 주종별 제조기술과 방법이 한정돼 있어 오크칩 활용과 같은 새로운 제조 방법이 진입할 수 없었다.

그간 유선 방식만 허용되었던 소방경보시설 설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반영된 무선방식의 화재알림설비로도 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화재 발생 즉시 건물주의 휴대전화, 119 상황실 등에 직접 연락을 받게 된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방안’을 논의·확정했다고 밝혔다.

포괄적 네거티브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에 대해 일단 허용하고, 필요할 경우 사후에 규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입법방식 유연화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핵심으로 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반영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 오는 7월 17일부터 시행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1·2차에 걸쳐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전환 103건의 개선 과제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제3차로 132건의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규제 샌드박스 성과 및 향후계획은 오는 25일 열리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전환 방안에서는 기술혁신과 시장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직적인 입법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 기업, 정부의 불합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대 영역에서 132개 전환과제를 발굴했다.

먼저 시장진입을 제한하고 있는 제품, 사업자, 업종의 한정적인 개념과 분류체계를 유연화해 55건의 과제를 개선했다.

공동주택, 전통시장 등 36만여곳에 설치하게 돼 있는 소방경보시설은 그동안 유선방식의 화재탐지설비만 설치가 가능했지만 오는 12월부터 신기술을 적용한 소방경보시설도 허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IoT 기술 보유 업체들의 소방산업 진출과 기존 경보기류 제조업체들의 신기술 도입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곤충산업 육성을 위해 농·축협 조합원이 될 수 있는 곤충 농가 범위도 확대했다. 그동안 양봉(꿀벌)·양잠(누에) 외의 곤충 사육자는 농·축협 조합원이 될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다른 곤충 농가도 조합원에 포함된다. 이같은 개선과제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법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 경직적 규정으로 인해 민간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 지원의 사업, 대상, 인프라 등과 관련된 내용 46건도 개선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연계투자 방식을 대폭 확대해 4차 산업혁명 기술기업과 영화·음반 등 콘텐츠사업에 크라우드 펀딩·프로젝트 투자가 이루어지는 등 다각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친환경 화물운송 지원 대상이 모든 물류사업자로 확대했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과제들을 법제처 일괄입법을 통해 신속하게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앞으로 핀테크 등 신산업 분야별로 규제 개선이 필요한 법령·규칙을 발굴해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련주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앞으로 법령 제·개정시 규제·법제심사 등 입법 단계에서부터 네거티브 규제방식이 적극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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