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2조원 육박, 오프라인 유통 신음 가운데 20% 신장
저성장, 경제악화 장기화되면서 균일가 상품에 2030 소비자 열광
규제,환경문제, 경영효율 개선 등 풀어야할 숙제도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국민가게 다이소가 국내 유통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유통업체간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균일가를 표방하는 다이소의 대응이 주목된다. 특히 저성장, 경제악화, 온라인 소비 등 기조속에 다이소가 유통 체질의 변화를 이끌지 관심을 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7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경기 불황과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던 것에 비하면 5000원 이하의 제품만 판매하는 다이소의 이같은 매출 증가는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실제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현대백화점(1조8622억원, 0.8%증가)을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년 대비 약 20% 이상의 신장률은 현재 국내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가장 큰 수치 아닐까 싶다"라며 이는 "백화점 명품부문과 맞먹는다. 또 양극화되고 있는 소비 트랜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소는 1997년 천호동 1호점을 개점한 후 2012년 860여개로 점포수를 확대했다. 2007년 매출액 1180억원을 기록한 뒤 2015년에는 1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에는 1조6000억원을 돌파했고 매출신장률은 26%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매출은 무난히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소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0%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다이소는 매장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1300개를 돌파했다.  

다이소 담당자는 "대형마트업계가 실적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자율규약에 따라 편의점 출점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신규매장을 오픈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악화와 저성장 장기화,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소비자,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려면 1000원, 2000원 등 상품만 판매하겠다는 다이소의 전략이 통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취업자수는 9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7년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실업률은 3.8%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3.8%였던 실업률이 올 상반기 4.2%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싸지만 질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다이소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초저가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이소가 유통업계의 체질변화까지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00원, 2000원짜리 제품을 파는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를 잘 탔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공산품 중심인 저가형 제품 선호가 다른 부문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다이소는 10대~20대 젊은층을 주 고객으로 두고 있어 매출이 꾸준했던 것"이라며 "마트업계의 경우 의무휴업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크게 위축된 이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원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향후 20년간은 다이소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이소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규제로 발목이 잡힐 수도 있을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다이소와 같은 전문점들도 영업시간을 제안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으며 지역상권 위축에 대한 문제제기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수익성 효율 개선도 과제다. 다이소의 매출이 두자릿수 증가한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16.5% 감소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직원들 처우개선 등 인건비 증가와 신규매장 시설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면서 "환경규제 적용대상은 아니지만 직영점들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친환경 봉투를 도입하는 등의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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