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이기는 브랜드의 힘...소비자와 친구되기
‘R의 공포’ 이기는 브랜드의 힘...소비자와 친구되기
지속적 친밀감으로 친구처럼 다가가기
신뢰 바탕 장기적 관계 형성이 열쇠
  • 이혜민 기자
  • 승인 2019.04.02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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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Recession)를 실시간 보여주는 일일 환율표.
경기침체(Recession)를 실시간 보여주는 일일 환율표.

 

[소비자경제신문 이혜민 기자] 불황이다. 연일 주가는 하락하고, 환율도 들쑥날쑥. 가게에는 사람이 없고, 소비자는 ‘나가면 돈’이라며 집순이, 집돌이를 자처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더해졌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면서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될 경우, 1~2년 이내에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퍼지고 있다. 이른바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다. 전 세계는 지금 R의 공포에 떨고 있다. 

◇전 세계를 옥죄는 R의 공포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업은 생존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불황,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을 방법을 발 빠르게 찾지 않으면 낙오되는 건 시간문제다. 가정용 온열기 전문 기업 ’미건의료기‘가 그랬다. 미건의료기는 1988년 설립 이후 세계 최초로 온열기기를 가정에서도 쓸 수 있도록 상용화했다.

무료 체험관을 통한 마케팅 방식을 고안한 것도 미건의료기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 17년 연속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산업통산자원부 기준)에 선정되며 국내 시장을 주도해온 탄탄한 기업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건의료기는 최근 창립 30여 년 만에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안마의자 등으로 고급화, 다양화하는 의료기기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120년 세월도 끄떡없는 친구 같은 브랜드


반면 급변하는 소비시장에 잘 대응하며, 수년간 1위 브랜드 자리를 지켜온 기업도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21년째 매년 발표하는 한국산업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관장(건강식품), 해표 식용유(식용유), 크로커다일레이디(여성의류), 아로나민(종합영양제), 에이스침대(침대) 등이 계속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들 브랜드는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하는 기업들이다. 특히 정관장은 올해로 120주년을 맞지만 12년째 건강식품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꾸준히 브랜드 친화력을 다져간 덕분이다. 소비자에 맞게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SNS나 PPL 등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정관장이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잊히지 않은 비결이다.

에이스침대는 4차 산업 기술에 승부를 걸었다. SK플래닛과 제휴를 맺고 실시간 빅테이터를 활용해 구매 확률이 높은 소비자 타킷 마케팅을 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개인화된 혜택과 이벤트 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소비자의 지갑 아닌, 마음 연다 - 릴레이션십 마케팅

이들 브랜드의 특징은 친밀함이다.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아닌, 누구든지 친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브랜드를 꾸준히 관리해 소비자 곁에서 멀어지지 않는 것, 바로 ‘릴레이션십 마케팅’을 이들은 표방한다.

릴레이션십 마케팅은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의미를 둔다. 전통적 마케팅 수단인 4P(product/price/promotion/place, 제품·가격·판매촉진·유통)만으로는 이제 선택 받지 못한다는 걸 기업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신뢰와 제품력을 기본으로, 소비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때 소비자는 지갑이 아닌 마음을 열게 된다.  

기업이 SNS를 통해 소비자와 친구를 맺고, 기업 상품과 상관없는 유머 글이나 감동 영상을 공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생일을 챙겨주고 지속적인 알람으로 이벤트를 친절히 알려주기도 한다.

 

다양한 연령층에 맞춘 제품군으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는 정관장.
다양한 연령층에 맞춘 제품군으로 전 연령층을 공략하는 정관장.(사진=소비자경제)

 

조금 더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주기 위한 서비스도 있다. 바로 새벽 배송이다.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 직장인, 육아맘 등은 주로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 낮에 쇼핑할 시간이 부족해서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은 편리한 대신, 택배를 기다려야 했다. 바로 이 단점을 없앤 것이 새벽 배송이다.

최근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쿠팡 등이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요 기업의 하루 총 배수 건수는 약 5만 건에 달한다. 새벽 배송 서비스는 12시 이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문 앞에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총알배송 경쟁을 소비자 마케팅으로 파고든 것은 기업이   소비자와 친구 되기’ 전략의 일환으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하는 지름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각박해져가고, 모르는 사람과의 대면은 극도로 꺼리지만, 알고 보면 사람들은 늘 정이 그립다. SNS 상에서 아는 사람을 만들고, 청와대 국민 청원을 통해 지지와 공감을 구하는 세상. 그 사이에 파고들기 위해 기업은 지금 소비자와 친밀감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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