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콘셉 변경…경쟁력 확보
브랜드에 담긴 철학까지 새출발

좌로부터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롯데캐슬 로고.
좌로부터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롯데캐슬 로고.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캐슬 등 주요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가 최근 이름과 디자인을 바꾸는 등 리뉴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요자 사이에서도 집을 장만할 때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고급화·차별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5일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디자인 리뉴얼과 컨셉을 새롭게 정립해 브랜드의 상징인 BI(Brand Identity)를 새롭게 단장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 디자인 리뉴얼은 기존 한글과 영문으로 동시에 쓰이고 있는 로고를 한글 로고로 통일했다. 로고에 표기된 ‘힐스테이트’ 글자를 기존보다 150% 확대해 소비자들이 브랜드 식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브랜드 리뉴얼로 가장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파트 단지 외벽이다. 영문 'Hillstate'로 표기되던 브랜드명을 대표 로고와 통일해 한글로 바꿔 표기하고, 현대건설의 로고도 함께 표기했다.

브랜드 철학도 기존의 ‘탁월함’에서, 새로운 컨셉인 ‘라이프스타일 리더(Life-Style Leader)’로 구체화 시켰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사이자 아파트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의 주거문화를 주도해 온 현대건설이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브랜드에 담아낸 것.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만의 차별화 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동종업계 최초로 주거공간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Life-Style Platform)’으로 규정하고, 주택전문가들이 고객들의 불만을 해결하고 요구사항에 맞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올해 하반기 분양에 나서는 모든 신규 단지에 이러한 브랜드 철학이 담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적용해 구현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철학과 디자인, 상품으로 완전히 변화된 ‘푸르지오’ 브랜드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우건설은 새로운 푸르지오의 철학을 ‘The Natural Nobility,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으로 정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브랜드 철학의 정립에 따라 새로워진 푸르지오의 BI는 산들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자연의 형상을 담았다. 고급스러움, 절제미, 중후함을 상징하는 블랙이 21세기 새로운 럭셔리를 상징함에 따라 기존 푸르지오의 초록색에 고급스러운 검은색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진 듯한 브리티시 그린(British Green)이 새로운 프리미엄을 대표하게 될 것으로 대우건설은 자신했다.

또한 대우건설은 BI 캐릭터도 함께 발표했다. 푸르지오의 기존 디자인 유산인 ‘P Tree’의 갈대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지구, 대지의 단단함을 연상케 하는 원형을 더한 캐릭터로 기존 심볼이나 BI와는 달리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고 로고의 좌/우/상/하에 위치하거나 단독으로 활용되는 등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푸르지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건설이 28일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리뉴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우건설이 28일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리뉴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새롭게 선보인 푸르지오에는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 변화가 아닌 상품 전반에 걸친 혁신과 변화가 담겨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푸르지오의 철학과 브랜드 발표에 맞춰 단순한 BI만의 변화가 아닌 커뮤니티시설, 조경, 외경 등 상품 전반에 걸친 혁신과 변화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대우건설이 제시한 커뮤니티에서는 가족과 이웃, 자연과 단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세련된 커뮤니티 시설인 그리너리 라운지 (Greenery Lounge)를 비롯해 ▲플리마켓, 피크닉, 숲속영화관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필드 ▲푸른도서관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 밖에도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진 단지 외경 ▲생활 공간과 자연이 유연하게 어우러지는 조경 등이 새 푸르지오의 컨셉으로 소개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새로운 푸르지오는 이름만 남기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 전반에 걸친 변화와 혁신이 담겨있다”며 “앞으로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고객의 삶 본연의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주거상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발표된 푸르지오 브랜드는 4월 분양예정인 단지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단지에도 측면 사인에 새로운 BI가 적용되는 등 일부 적용된다.

호반건설은 지난 13일 창사 30주년을 맞아 주상복합단지가 사용한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변경하고, 브랜드이미지(BI)에 들어가는 글자도 영문 대글자를 바꿨다.

아파트 브랜드인 ‘베르디움’의 BI도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호반건설은 달라진 BI를 내세워 인천 송도국제도시 M2 블록에 ‘호반써밋 송도’를 시작으로 위례신도시에 ‘호반써밋 송파Ⅰ·Ⅱ’ 등 약 2만가구를 공급한다.

앞서 쌍용건설은 아파트와 주상복합 브랜드를 ‘더 플래티넘’으로 통합, 올해 분양하는 모든 단지에 반영하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브랜드를 내놨고, 태영건설은 ‘데시앙’의 BI를 변경하는 동시에 기업형 임대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 네스트’를 선보였다.

롯데건설도 상반기 중으로 ‘롯데캐슬’과는 별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1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사 간담회에서 4월 전후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브랜드 이미지가 주거단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 때문이다. 해외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서울 강남 지역 등 국내 주요 주택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업체들은 입찰의향서조차 내밀지 못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는 푸르지오를 좀 더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며 “푸르지오가 나갈 지향점을 1년 정도 직원들이 고심한 끝에 내놨다”고 말했다.

분양 관계자는 “브랜드는 그 자체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고 고급 아파트 단지라는 이미지는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연달아 브랜드 리뉴얼을 하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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