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영업이익…수주잔액·그룹지원 공사 물량 감소
하청업체 비리의혹 연루 검찰 조사

포스코건설 이영훈 사장.
포스코건설 이영훈 사장.

[소비자경제신문 임준혁 기자] 취임 1년을 맞은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이 주요 악재로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분양공사와 건축·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잔액이 감소 추세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 온 계열사 '일감'이 사실상 끊긴 것도 이영훈 사장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여기에 안양~성남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계약을 체결한 하도급 업체의 비리 의혹에도 참고인 신분이지만 연루되는 등 이영훈 사장을 둘러싼 업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21일 공시와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수주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조28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6657억원(4.2%) 줄었다. 특히 작년 분양공사는 1조538억원으로 전년보다 3895억원(37.0%) 감소했다. 2년 연속 40% 안팎으로 실적인 깎인 것이다.

건축·에너지 부문 수주잔액도 각각 13.0%, 17.2% 감소했다. 지난 2017년 건축·에너지 부문 잔액이 각각 44.2%, 21.8%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건축사업 중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의 5%를 넘는 사업은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에 짓는 '하남 포웰시티' 한 건에 그쳤다.

2017년에는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의 5%를 넘는 사업이 ▲송도 랜드마크시티 더샵 ▲송도 센토피아 더샵 ▲인천 도화 더샵 스카이타워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로 총 4건이었다.

같은 기간 에너지 부문 수주잔액도 3852억원(17.2%) 감소했다. 작년 포스코건설이 에너지 부문에서 수주한 사업 중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의 5%를 넘는 사업은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단지 조성 공사(수주액 812억원)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 당분간 시공순위 5위권 재진입 힘들 듯 

작년 포스코건설 영업이익은 3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2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0.12% 늘었다. 동종사인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이 1조1038억원으로 전년보다 25.3%나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 1.25%는 극히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서 삼성물산의 전체 영업이익은 건설뿐만 아니라 패션, 상사, 리조트부문이 모두 포함돼 포스코건설과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물산의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 중 건설부문이 7730억원으로 집계된 것만 봐도 같은 기간 건설산업에만 올인한 포스코의 영업이익(3041억원)은 주요 건설사답지 않게 초라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포스코건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6.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영업에 의한 성장이기 보단 중국 북경 포스코센터 지분 매각으로 인한 일시적 이익 상승이란 지적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작년에 중국 북경 포스코센터 지분을 매각한 것이 당기순이익에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경 포스코센터는 건설업계와 큰 연관이 없었고 회사로서는 비핵심자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주잔액이 5% 정도 감소한 것은 프로젝트 기간이 단축됨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건축·에너지 부문 수주잔액이 15% 내외로 감소한 것도 공기 단축에 따른 결과일 뿐 회사의 외형성장 둔화라는 일부 언론의 지적에 숫자만 놓고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시공능력평가순위 5위권에 재진입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7년 3위에서 5위로 떨어진 데 이어 작년에 다시 7위로 밀려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영훈 사장이 안정형 CEO인 데다 최근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사업에서 수천억원대 손실을 떠안아 적극적인 신규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룹사 공사의 매출 비중도 50% 대에서 최근 10% 대로 감소해 외형 성장뿐 아니라 시공순위 5위권 재진입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달 5일 ‘안양~성남 고속도로’ 건설 공사와 관련 포스코건설이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도 이 사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법조계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는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7명을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사무실로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안양~성남 민자 고속도로 건설 당시 하청업체 선정 과정에서 포스코건설과 하도급 계약을 맺은 업체가 국토교통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줬다는 비리 의혹을 포착하고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하청업체의 비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우리 회사는 참고인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것일 뿐 압수수색을 당하지 않았다”면서 “포스코건설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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