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숙원이었던 홈플러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증시 상장을 철회한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14일부로 리츠 상장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측은 "보통주에 대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워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리츠는 전국 지역별 핵심 상권에 위치한 홈플러스 대형마트 매장 51개의 점포로 구성된 부동산투자회사다. 홈플러스 매장을 매입하고, 여기서 난 임대료와 자산매각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주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리츠는 당초 공모 희망가(4530원~5000원)를 기준으로 1조5000억원~1조7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리츠로 유입되는 금액으로 2015년 9월 인수하면서 생긴 차입금 2조3000억원 가량을 상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외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밑돌자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기관 투자자들에게 첫 조단위 규모의 한국물 공모 리츠가 낯설었던 것 같다"며 "불안정한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등이 홈플러스 리츠에 대한 투자를 머뭇거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리츠 실패 이유로 대형마트 업황 악화를 지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유통업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 비중은 22%로 줄고, 온라인은 37.9%로 늘었다. 홈플러스의 최근 3년간(2015~2017년) 영업이익도 91억원 적자에서 3090억원대로 늘었다가 다시 2384억원대로 떨어졌다.

부동산투자회사 관계자는 "매장 51개가 기초자산으로 엮여있어 실적 악화로 폐점 하거나 다른 업으로 전환할 경우 리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내 최대 규모로 공모금액이 워낙 커 흥행에 실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리츠 상장을 계속해서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에는 기대치를 밑돌아 상장을 철회하지만, 다시 검토해본 뒤 리츠 상장에 도전하겠다"며 "상장 도전 시기는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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