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4천억원대 특허 침해 소송…반도체 치킨게임 부상
M&A로 돌파구·갤럭시‘S10’130국 순차 출시…실적 긍정적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5년부터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올해는 긍정과 부정적인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5년부터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올해는 긍정과 부정적인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이수진 기자] 26조4000억원, 29조2000억원, 53조6000억원, 58조9000억원.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린 영업이익이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5년부터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순이익은 매년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실적은 장담할 수 없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우선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로 소송에 휘말렸다.

카이스트가 삼성전자와 미국 퀄컴을 상대로 4000억원대 특허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카이스트 지적 재산 관리 자회사인 카이스트IP는 삼성전자와 퀄컴이 3차원 반도체 공정 기술을 지속적으로 침해했다며 미국 법원에 추가 특허침해 소송을 최근 제기했다.

현재 미국 텍사스동부연방지법은 카이스트IP가 삼성전자 미국법인 DS부문 미주총괄 삼성오스틴반도체 등 삼성 5개 법인과 퀄컴 글로벌 트레이딩 등을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심판하고 있다.

◇ 카이스트, 삼성電에 4000억원대 특허침해 소송제기

지난해 6월 미국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카이스트IP에 4억달러(4350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아울러 카이스트IP는 삼성전자와 퀄컴이 또 다른 제품으로 자사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카이스트의 특허 기술과 자사 기술은 다른 것이라며 소송에서 적극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고점을 찍고 올해부터 숨고르기에 들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이 부회장의 올해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게다가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D램보다 먼저 가격하락이 시작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치킨게임이 예상되는 점도 이 부회장에는 넘어야 할 산이다.

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가격을 지속적으로 내릴 경우, 삼성전자 역시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 반도체업계,  치킨게임 가능성 낮아…긍정적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공급을 늘려 치킨게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면서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늘리고, 가격을 내리면 경쟁업체들도 같은 전략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격차 전략으로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는 공고하다. 삼성전자는 자사 역시 피해가 예상되는 치킨게임 대신 적극적인 재고 해소와 공급조절을 통해 하반기 업황 회복기를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만만하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에서 “(시장 상황이)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올해 불투명한 업황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3위 칩 위탁 생산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수익성을 다각화 한다.

갤럭시 S10의 돌풍도 올해 이 부회장에게는 긍정적이다. 한 여성 고객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체험부스에서 갤럭시 S10을 살피고 있다.
갤럭시 S10의 돌풍도 올해 이 부회장에게는 긍정적이다. 한 여성 고객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체험부스에서 갤럭시 S10을 살피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ATIC가 지분 90%를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8%로 대만 TSMC(50%), 삼성전자(15%)에 이어 3위 수준이다.

최근 선보인 고급 스마트폰 갤럭시 S10의 선전도 이 부회장에게는 호재이다.

1년 전 선보인 갤럭시 S9는 누적 판매가 3500만대 수준이었지만, 갤럭시 S10은 올해 4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 이라는 게 한 시장조사업체 추산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을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인도,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세계 70국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이어 이달 말까지 130개국으로 출시를 확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4000만대가 팔릴 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올해도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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