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CU, 신선식품 등 상시 배달 개시…소비자 만족 극대화
배송직원 인권 ‘사각지대’…“직원 인권 보호 위한 묘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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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배송.
배달 문화가 발달한 한국의 중국 식당과 피자 가게 등이 20세기 내건 말이다.

로켓배송.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편화로 오픈마켓이 대중화되면서 한 쇼설커머스 업체가 내건 말이다.

유통업계의 배달전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로켓배송을 주제로 새벽과 주말에도  배달시스템을 가동하는 쿠팡의 배송 차량.
유통업계의 배달전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로켓배송을 주제로 새벽과 주말에도 배달시스템을 가동하는 쿠팡의 배송 차량이 최근 일요일에 성남 모란시장에서 배달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로켓배송 발(發), 유통업계의 배달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등이 늘면서 ‘신속’과 신선식품의 ‘품질’을 유지하려는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편의점 CU가 배달업체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배달 전쟁에 합류했다.

1~2인 가구 증가와 주 52시간 단축근무제 도입이 배달 전쟁의 주요인이다. 빨라진 퇴근으로 집에서 식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신석식품 등 식재료 배달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들 가구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리한 배달 식품이나, 간편식을 자주 찾는 점도 배달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아울러 새벽 배송과 신선 식품 등의 배달이 일상화 되면서 유통업계의 소비자 만족을 위한 배달 전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가 2015년에 새벽 배달의 시작을 알렸다. 마켓컬리는 초기 신선식품 새벽 배달을 특화서비스로 내세웠다.

당시 업계에서는 시장성이 없다고 우려했지만, 이 회사는 창립 3년만에 회원 수 60만명을 넘어서며 월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새벽 배달 물량은 전체 새벽 물량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마켓컬리가 성공하자, 백화점과 편의점 등 유통업계가 새벽 배달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새벽 3시 경에 배달된 소비자 주문 물품이 아파트 문 앞에 놓여 있다. 이 물품은 주문 소비자가 5시간이 지난 8시 경에 집안으로 들여갔다.
새벽 3시 경에 배달된 소비자 주문 물품이 아파트 문 앞에 놓여 있다. 이 물품은 주문 소비자가 5시간이 지난 8시 경에 집안으로 들여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명절 음식 배달을 시작으로 지난해 2월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 새벽 배달을 도입했다. 지난달 11일부터는 가정식 반찬을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다.

정기적인 새벽 배달은 롯데백화점이 처음이다. 종전 일부 백화점이 간편식 배달을 실시했지만, 명절 등 특수 기간만 운영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점차 배달 지역을 확대하고, 배달 가능한 반찬 종류도 다양화 해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할 계획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배달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는 ‘고객이 찾아오는 편의점에서 고객에게 찾아가는 편의점’을 표방한 셈이다.

이를 위해 BGF리테일은 배달업체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 히어로 코리아와 함께 ‘배달 서비스 전국 확대 등 제휴 협업 모델 구축과 공동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최근 체결했다.

CU는 배달서비스 시스템 개발을 거쳐 이달 론칭 후 순차적으로 5대 광역시와 기타 지역 등 전국으로 배달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배달 품목도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한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품에서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니스톱 역시 로켓배송 서비스를 적용한 시범 매장을 설치하는 등 배달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당 경쟁으로 배송직원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는 것이다.

실제 2011년 초 피자 업계의 ‘초치기’ 배달 경쟁으로 한 피자브랜드 배달 청년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업계의 배송 전쟁으로 배송 직원의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였다. 피자 배달청년이 2011년 초 ‘초치기 배달’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맥도날드 배송직원이 점심시간 신속 배달을 위해  서울 강남 인도를 질주하고 있다.
업계의 배송 전쟁으로 배송 직원의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였다. 피자 배달청년이 2011년 초 ‘초치기 배달’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맥도날드 배송직원이 점심시간 신속 배달을 위해 서울 강남 인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이들 배송직원들이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새벽에 일하기 때문에 사고의 우려는 더욱 높다는 게 소비자단체 등의 지적이다.

이를 감안해 2010년대 중반부터 일부 택배업체에서는 주말 배달을 없애고 주 5일제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유통계의 배달경쟁으로 배송직원의 인권이 사각지대에 들어왔다”면서 “유통계가 소비자 만족과 동시에 직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묘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각종 규제 등으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수익창출을 위한 색다른 방법으로 배달 시장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배달 시장이 활성화 되면 편의점뿐만이 아니라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을 편리하게 집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유통계가 배달과 온라인 사업에다 오프라인 시장도 함께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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