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미세먼지 닷새째 이어져…단축 수업·실외활동 금지 검토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서울 남산이 사라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흐릿하다. 전국이 5일 내내 ‘잿빛’ 하늘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5일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2곳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전라권(광주·전남·전북), 강원 영서, 제주 등 12개 시도에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서울·인천·경기·세종·충남·충북은 5일 연속, 대전은 4일 연속, 광주·전남은 2일 연속이다.
 
63빌딩과 아파트 사이로 보여야 할 남산이 미세먼지로 보이지 않는다. 63빌딩과 남산은 직선거리로 6㎞로 떨어져 있다.
63빌딩과 아파트 사이로 보여야 할 남산이 미세먼지로 보이지 않는다. 63빌딩과 남산은 직선거리로 6㎞로 떨어져 있다.
미세먼지 공습이 지속되면서 진기록도 쏟아졌다.
 
우선 제도를 시행한 이래 5일 연속으로 저감조치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게 됐다. 이로써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남은 미세먼지 청정 지역 ‘제주’라는 상징성도 깨지게 됐다.

이날도 정부 차원의 대책은 계속 시행됐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곳에서는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실시됐고,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화력발전의 출력도 80%로 제한됐다.
 
맑은 봄날에는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직선거리로 14㎞ 떨어진 관악산 연주대를 쉽게 볼 수 있다.
맑은 봄날에는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직선거리로 14㎞ 떨어진 관악산 연주대를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안전 안내 문자만 보낼 뿐 대책이 없다’며 스스로 마스크를 구매해 착용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실제 이날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미세먼지 마스크 ▲KF99 등이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5일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오전 9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 상황. 중국과 한반도 부분은 초미세먼지로 붉게 표시됐지만 동해와 일본 쪽 대기는 깨끗하게 표시됐다. (사진=어스널스쿨)
5일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오전 9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 상황. 중국과 한반도 부분은 초미세먼지로 붉게 표시됐지만 동해와 일본 쪽 대기는 깨끗하게 표시됐다. (사진=어스널스쿨)

미세먼지에 대한 불만은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미세 먼지를 임기 내 30% 감축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은 어디로 갔냐”고 지적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미세먼지로 국민이 죽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문제의 원인인 중국에 한 마디도 못한다”고 질타했다.

계속되는 미세먼지에 우울증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5일 인터넷 포털에서는 마스크 관련 검색어가  인기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5일 인터넷 포털에서는 마스크 관련 검색어가 인기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시민 권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대화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두렵고 불안하다"며 “아이를 등교시키긴 했는데 상황이 이 정도면 휴교를 해야 하는거 아닌가? 가급적 실외로 내보내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실외수업을 하지 말 것과 학사일정 조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시교육청은 휴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