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동관 전무·한화생명 동원 상무, 경열 실적 ‘급감’
롯데카드인수로 본격화 될듯…금융부문지원, 성장에 속도

김승연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왼쪽부터)김 회장, 장남 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동원 한화생명 상무. (각사 제공)
김승연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왼쪽부터)김 회장, 장남 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동원 한화생명 상무. 각사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정수남 기자] “회장님께서는 가끔 서울 중구 집무실에 나오셔서 주요 현안을 보고 받고 계십니다.”

한화그룹 한 고위 관계자 말이다.

그러던 재계 원로 김승연 회장이 경영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한화큐셀을 맡고 있는 장남 김동관 전무와, 한화생명을 맡고 있는 차남 김동원 상무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한화큐셀은 매출 8042억원으로 전년(1조2781억원)보다 37.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은 각각 232억원, 229억원으로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현재 한화큐셀은 지난해 실적을 집계하고 있지만, 실적 하락이 유력하다는 게 금감원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은 이달 1일 보통주 660만주를 소각하는 등 감자를 단행했다. 주주 출자금 일부 상환과 자본금 규모의 적정화를 위해서 이다. 이로써 한화큐셀의 주식은 94만주에서 280만주로, 자본금은 47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각각 줄게 됐다.

한화생명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이 회사의 최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매출은 15조2543억원으로 전년(17조901억원)보다 10.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953억원, 3593억원으로 각각 50%(2971원), 31.6%(1662억원) 급락했다.

김 회장의 경영 복귀는 동원 상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이다.
김 회장의 경영 복귀는 동원 상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이다.

이로 인해 한화의 연결기준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35조7559억원으로 전년 동기(36조4270억원)으로 1.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0.5%(1조8104억원→1조8197억원)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1836억원으로 18%(2594억원) 급락했다.

한화는 26일 전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증권가 전망은 비관적이다. 

김 회장이 롯데카드 인수를 계기로 경영에 복귀하는 이유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울러 한화생명이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등을 인수할 경우 한화그룹이 재계 8위에서 6~7위 수준으로 도약하는 점도 경영 복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30대이면서 회사생활 10년 미만의 두 아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 없다는 뜻이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은 올해 67세로 재계 오너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편에 속하지만, 창업주인 부친 고(故) 김종희 회장이 1981년 타계하자 29세의 나이로 회장 직에 올랐다.

회장 경력으로는 삼성전자의 이건희(77) 회장 32년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81) 회장 10년보다 길다.

한화의 금융 계열사는 현재 생명-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으로 이뤄졌지만, 카드사를 추가할 경우 성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의 금융 계열사는 현재 생명-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으로 이뤄졌지만, 카드사를 추가할 경우 성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김 회장은 성공적으로 그룹을 이끌었으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인 2002년에는 대한생명을, 최근에는 삼성그룹 방산·화학부문 4개사를 각각 인수해 경영개선을 실현하면서 M&A의 귀재로 부상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말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김 상무가 이번 인수를 주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김 회장이 차남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재계 진단이다.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현재 생명-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으로 이뤄진 금융라인업에 카드사를 추가하게 돼 향후 알짜배기 금융계열사를 일굴 수 있다는 게 금융권 풀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전무의 경영능력은 다소 검증이 됐지만, 김 상무의 경영능력은 아직 미비하다”며 김 회장의 경영 복귀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와 관련, 한화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함구했다.

한편, 김 회장 2010년대 초중반 두 아들에게 경영을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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