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시 세계 1위 조선소로 부상…긍정·부정 공존, 사측 ‘함구’

[소비자경제신문 정수남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조선해양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키로 최근 결정했다.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세계 1위의 조선사로 발돋움 하면서 가격경쟁력 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대 중반 수주절벽으로 2017년 폐쇄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 재가동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현지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55,남) 사장은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을 당시 협력사 대부분도 폐쇄됐다”면서 “지난해 상반기 한국GM 공장의 폐쇄로 군산의 지역경제는 초토화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군산이 최근 활기를 보이고 있다. 합병 추진 소식에 이어 양사의 수주 소식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의 수주가 늘었다. 올 들어서만 6척의 VLCC를,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만8000t급 원유선박 2척을 각각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 선박 수주에서도 각각 세계 1, 2위를 차지했다. 두 업체가 수주 전에서 경쟁을 펼치지 않으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전경.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 전경.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은 쇄빙선, 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중공업의 기술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양사가 합병할 경우 가격경쟁력과 기술 개선 등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반면, 2010년대 들어 침체에 빠진 세계 조선 시황이 지난해부터 회복되고 있어, 양사 합병에 긍정적이다.

국적 조선 ‘빅3’는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143억 달러 규모 가스선 가운데 131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시장 점유율은 91.3%로 집계됐다. 올해 역시 중국과 인도 등을 중심으로 LNG선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양사 합병에 호재이다.

다만, 양사가 합병까지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국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기업결합 심사에는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이 건조한 원유생산설비.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이 건조한 원유생산설비. 현대중공업 제공

여기에 양사 노조가 합병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해 반발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중소형 조선업체의 구조조정과 수주 절벽도 넘어야 한다.

현재 많은 중소 조선사가 한계 상황에 몰렸고, 양사 합병으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등 빅3을 제외한 10개 중형사의 수주 액은 7억5000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38.1% 급락했다.

여기에 중국 업체의 약진도 양사 합병에 문제이다.

1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21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78척으로 집계됐으며, 국가별 수주 량은 중국이 108만CGT(57척)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해 연간 수주랑 1263만CGT로 중국(915만CGT)을 제치고 7년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반잠수식 시추선 모형.
대우조선해양의 반잠수식 시추선 모형.

양사 합병 이후 중국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자칫 회사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합병하면 모든 요소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증권가 일각에서는 합병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 관계자는 “(힙병이) 진행 중이라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며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라 시너지를 말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세계 업황 회복 등과 지난해 LNG선 발주의 60%를 대우와 현대중이 차지했다”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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