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생생경제 '나는 소비자다' (방송일 : 2018년 11월22일)

김혜민(김): 소비자경제 컨슈머 저널리스트 권지연 기자와 함께하는 ‘나는 소비자다’ 시간입니다. 안녕하세요.

권지연(권): 네. 안녕하세요.

김: 오늘은 어떤 얘기?

권 : 먼저 저희가 지난시간에 결혼정보업체의 비싼 가입비가 그만한 값어치를 하느냐!라는 내용의 방송을 했었죠.

김 : 네. 기억납니다. 처음에는 얼마든지 조건에 맞는 상대가 있다고 꼬득여 가입시켜놓고 다음에는 말이 달라지던가, 상대의 프로필도 제대로 제공해 주지 않는 등의 문제를 지적했었죠.

권 : 네 매칭 숫자만 대출 때워서 환불 규정만 피해가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 제보가 많았다는 말씀드렸는데요. 한국소비자원이 바로 어제(21일) 국내 최대 결혼정보서비스 업체인 ‘가연’, ‘듀오’, ‘바로연’ 이용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습니다. 업체의 서비스 품질·상품·호감도를 평가한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33점 정도였는데요. 가격이 비싸고 회원 검증을 어떻게 하는지 등의 신뢰성에서 점수가 낮았습니다.

결혼정보서비스 업체의 개선할 점으로는 비싼 가입비가 28.7%로 가장 많이 꼽혔고, 회원 검증의 신뢰성, 약정 만남 횟수의 상향 조정 등이 뒤를 이었는데요. 지난시간에 못한 얘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결혼정보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매칭 숫자 때우기 식이란 느낌을 받는 근본적인 원인을 저는 커플매니저들의 처우 문제가 무관치 않다고 봅니다. 커플매니저들은 대부분 인센티브제로 페이를 받고 있습니다. 메이저급 결혼정보회사의 경우 월 150만 원의 기본급이 주어지는 곳도 있지만 기본급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죠.

한 전직 커플매니저는 한 달에 방문을 5명 이상 이끌어 내면 기본급 100만 원을 준다고 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아 한 달 내도록 출근해도 수입을 하나도 못 올릴 수도 있는 열악한 구조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단 고객 유치를 위해 하루 100통에서 150통정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고객 유치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김 : 결혼정보업체 숫자는 어느 정도인가요?

권 : 소비자원이 조사한 결혼정보업체는 메이저급인거고요. 대표자를 포함해 1,2명 정도인 곳도 수두룩합니다. 그 숫자를 보면 2018년 9월 기준 국내결혼중개업은 772곳, 국제중개결혼업은 377곳이 등록돼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국내결혼중개업은 815곳, 국제결혼중개업은 362곳이다. 국내결혼중개업은 소폭 줄고, 국제결혼중개업은 소폭 늘어난 셈인데요. 국제결혼중개업보다 국내결혼중개업은 진입 장벽도 낮습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현재 국제결혼중개업의 경우는 자본이 1억이 필요하다. 또 국내든 국제든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 보증보험을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금액은 1개월에 6만여만원”이라며 “단 국내결혼중개업은 자본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대로 된 실태 조사 역시 아직까지 국제결혼중개업에 대해서만 이뤄질 뿐, 국내결혼중개업에 대한 실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insert 1) 여가부 관계자 : 올해 드디어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국내결혼중개업에 대한 실태 조사는 2020년에 처음으로 이뤄지게 된다

김: 결혼이라는 중대한 만남을 주선해 주는 커플매니저들의 업무행태부터 개선을 좀 해야 제대로 된 만남 주선도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드네요. 다음은 어떤 얘기인가요?

권 : 그제 코레일 지연 사태가 벌어졌었죠?

김 : 네. 그랬죠.

권 : 또 하필 제가 그 날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고속철 단전 사고 여파로 열차시간이 줄줄이 지연돼 승객들이 밤새 큰 불편을 겪었는데도 무성의한 사후 대응 문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김 : 먼저 어떤 사건이었는지 설명부터 해주시죠. 권 : 열차 지연 사고는 충북 오송역에서 20일 오후 5시경 발생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 승객 700여 명을 태우고 경남 진주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가 전기 공급이 끊겨 충북 오송역 근처에서 멈춰선 건데요. 단전된 차선은 2시간 만인 오후 6시50분께 열차 운행이 재개됐지만 운행 지연사태 여파는 밤새 이어졌다. KTX 상하행선 열차 27대(단전으로 인해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 등 상행선 13대, 하행선 14대)가 순차적으로 줄줄이 지연되면서 운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이 사고의 여파로 열차 승객들은 21일 새벽까지 언제 올지 모르는 열차를 길게는 서너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일단 당시 승객들의 불만을 들어보시죠.

(insert2 승객) : “모바일로 예매를 할 때 20분 정도 지연된다고 해서 구매를 했는데 벌써 1시간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제 와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도 없고 제대로 예측도 못하면서 무작정 표부터 판 것 아니냐”

권 : 20분 지연된다고 해서 뭐 그 정도면 기다릴 수 있지! 라고 생각하고 표를 구매해는데 한 두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오니까 그런 걸 예측 못한 것일까, 승객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오는거죠.

김 : 보상은 해주는거죠?

권 : 코레일은 출발 시간이 아닌 도착 시간 기준으로 지연 시간을 계산해 지연 시간이 20분 이상일 경우 표 값의 12.5%, 40분 이상일 경우 25%, 1시간 이상일 경우 50%를 환불해주고 있다. 지연 할인증의 경우 현금 배상 기준으로 2배를 가산한 금액을 배상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일부는 미리 고지했고 이를 알고 표를 구입했다면서 보상에서 제외했습니다.

(insert 3 현장소리) : “지연된 열차라 언제 들어올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연된 건 제가 말씀드려서 보상은 못 받으십니다”“얼마나 지연되는지는 알 수 있나요?”“그런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권 : 코레일측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승차권을 발행하기 전에 이미 고속열차가 20분 이상 또는 일반열차가 40분 이상 지연되거나, 지연될 경우에는 여객이 지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지 않을 것에 동의를 받고 승차권을 발행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도대체 지연에 대한 보상 규정이 왜 필요한 것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지연되는 시간도 명확이 명시해 주지 않았고 그래서 보상없음이 찍힌 표를 구입한 승객들도 언제올지 모를 열차를 기다렸다가 그것도 자리도 없이 서서 이동해야 했으니까요. 불만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단체들도 “지연되는 시간도 명확히 제시해주지 않으면서 지연됨을 고지했다고 해서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고요. 코레일측이 승객들에게 지연됨을 고지하고 표를 팔았더라도 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당사자 간의 계약이나 약관이 어느 일방에게 불리한 조항이라면 무효로 판정되는 만큼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경우 소비자들이 집단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거죠.

김 : 이런 경우는 어떤가요? 주차자에 차를 세워뒀어요. 그런데 열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주차비를 더 많이 내야 한 경우도 있잖아요.

권 : 그런 경우도 사실 코레일이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건이 만약 민사로 갔다. 그러면 피해를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구조이죠. 아직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부분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김 : 코레일 열차 지연도 꽤 많은 것 같아요.

권 : 한 해 평균 1000시간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열차 지연시간 발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열차 운행이 지연된 시간은 총 5576시간 6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1년 동안 970시간이나 지연되고 있는 셈입니다.

발생 사유는 승하차 지체로 인한 지연이 1469건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고장이 1330건, 다른 열차를 먼저 보내는 등 운전정리 1261건, 선로 유지보수 작업에 따른 서행운전 892건, 운행장애 및 기타 장애 713건, 신호나 시설물 장애 471건 등이 뒤를 이었는데요. 버스타면 될 것을 시간을 아껴보려고 더 비싼 값 주고 타는 것이 ktx거든요. 정확성과 안전은 정말 기본 중에 기본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 : 네. 권지연 기자 수고했습니다.

권 : 감사합니다.

KTX가 최근 신설역으로 인한 도착 시간 지연과 더불어 수서 발 SRT로 인해 시장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출처=소비자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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