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간담회 가져, 카드수수료 문제 등 쏟아져…문 대통령 “현장 목소리 더 들어라”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하는 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중소·벤처기업, 대·중견기업, 혁신벤처기업에 이은 경제계와의 4번째 소통자리로 소상공인연합회 등 36개 관련 단체와 자영업자 등 총 16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 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오찬을 포함해 두 시간 넘께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으며, 현직 대통령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주요 현안에 대해 대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참석해 소상공인연합회 등 36개 관련 단체와 자영업자 등 160여명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민생 현장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던 만큼 160여 명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인상 속도라든지 인상 금액 부분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장은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에 감사하다”면서도 “자영업자에게 카드수수료 협상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법제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병기 홍천중앙시장상인회 부회장은 “상인들은 다 알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잘 모르고 있다”며 제로페이 홍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카드수수료 인하와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지난해 5월 소상공인협회 회원 1000여명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관련 집회를 가졌다.
이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카드수수료 인하와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지난해 5월 소상공인협회 회원 1000여명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관련 집회를 가졌다.

이에 대해 홍종학 장관은 “제로페이 홍보가 부족한 이유는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가맹점 수가 일정 수준이 되면 내달부터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화답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단체에 소속된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영세 가맹점의 협상은 정부가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제부처 장관과 실무진들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에 휘말려 있다는 점을 알고, 보완책을 만들겠다며 이들을 다독였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카드수수료를 협상하는 단체에 속한 경우와 안 그런 경우 차별이 있어 어렵다고 하는데, 노동조합 단체협약에는 비노조원에게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제도가 있다”며 정부 실무진에 해법 강구를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자영업자 생활보장 제도 강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지역가입자 기준 의료보험 부과 문제 해결 등도 제시됐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 필요성 전제로 “대기업이 자영업자·소상공인 시장에 과잉 진입하는 것을 먼저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안 소상공인자영업연합회 대표는 “신용카드로 세금을 납부할 때 수수료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제로페이의 홍보 부족을 지적했다.서을 도심에 설치된 제로페이의 일종인 서울페이 홍보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제로페이의 홍보 부족을 지적했다.서을 도심에 설치된 제로페이의 일종인 서울페이 홍보판.

문 대통령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국민 편의를 위해 검찰청 벌금 납부도 카드로 내다. 만일 안되는 부분이 있으면 바꿀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 카드수수료 2%를 부담하는 것 역시 국민의 부담을 키우는 것”이라며 실무진에 대안 마련을 요청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가 과잉이니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맞는 말이 아니다. 자영업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면서 “자영업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 하는 것은 잘못이다. 나라마다 특성이 있으니 그에 맞춰 정책을 만드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모두 잘 사는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대통령 의지를 잘 알지만, 소상공인은 척박한 환경과 구조적 문제 때문에 함께 뛰어갈 힘이 없고, 힘들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들은 지원을 바라는 게 아니라 공정한 규칙 안에서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알았다”며 “장관들은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행사에서 제안된 의견을 자영업 종합 대책에 최대한 반영하고, 19일 후속점검회의를 가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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