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14일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결정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사옥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53.92%) 인수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참석한다. CJ ENM은 CJ헬로의 모회사다.

총 인수 가격은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분매입 가격만 8000억원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사회는 원안대로 통과 될 것으로 보이지만 끝나야 관련된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CJ ENM도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지분매각을 결정한다. CJ ENM 이사회에서는 LG유플러스가 제시한 인수 금액이 적절한 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CJ헬로의 2018년 전체 기업가치는 1조8607억원으로 추정된다"며 "CJ헬로의 적정 시가총액은 순차입금 제거 시 1조2600억원이다. 이 경우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현금은 약 6~7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이사회에서 인수합병(M&A)이 결정되면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일단 결정 이후 인수추진단을 꾸려 CJ헬로 실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자체적으로 실사와 재무상태 점검 등을 이미 실시 했지만 인수추진단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까지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사 이후 인수금액이 최종적으로 확정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날 CJ ENM도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지분 매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CJ ENM은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매각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이 결정되면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심사를 받기위한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11.41%로 4위에 해당한다. CJ헬로 점유율은 13.02%로 KT, SK브로드밴드에 이어 3위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은 24.43%로 커져 1위 사업자인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 30.86%에 이어 2위가 된다.

CJ헬로는 수도권 외에도 영남, 호남, 강원 등 넓은 커버리지를 가지고 있고 디지털 전환율도 높다. 무선 가입자 동반 상승은 물론 국내 1위 알뜰폰(MVNO) 사업과의 시너지, 콘텐츠 구매 비용 절감, 망 이용대가 절감 등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앞서 CJ헬로는 2016년 SK텔레콤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후 독자 생존을 추진해왔지만 유료방송 시장의 경쟁 악화로 다시 매각을 모색해왔다.

SK텔레콤은 CJ헬로의 전체 기업가치를 1조8600억원으로 평가하고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를 45만원으로 책정하는 등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할 만큼 인수를 원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됐다. 양사가 합병하면 정상적인 경쟁이 제한을 받게 되고 이동통신 시장의 독·과점 폐해도 클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당시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이루어질 경우 23개 지역 유료 방송 시장과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하고 결합 당사회사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됨으로써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구조가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LG유플러스가 인수를 결정한 이후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유료방송업계는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1위 사업자가 아닌 만큼 인수가 수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1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 만약 CJ헬로가 다시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는다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판단하겠다"며 "공정위가 미래지향적인 기준을 제시해 M&A 촉진자가 돼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에 대한 지분을 인수해도 당장의 합병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CJ헬로의 사업조정과 케이블TV·IPTV간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결정되면 유료방송업계의 후속 M&A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등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국회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움직임이 일면서 M&A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 재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케이블TV와 IPTV에 남아있는 시장점유율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5일 법안소위를 열고 합산 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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