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식료↑ 빈곤국가에서 높은 엥겔지수
경제전문가들 "배달·외식문화 활성화 때문"

최근 우리나라 엥겔지수가 높아지고 있는데에는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등이 늘어 식생활도 바뀌면서 가정간편식 반조리 식품의 소비가 늘어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최근 우리나라 엥겔지수가 후진국과 양상을 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8일 우리나라 외식비 포함 엥겔지수는 2009년 26.6%에서 2017년 27.4%로 늘었다고 밝혔다. 외식비 제외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13.8%에서 14.1%로 증가했다. 이 지수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낮아지다가 2007년에는 11.8%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2008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것.

엥겔지수는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지표화 한 것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식당 서빙 비용, 배달 비용 등의 인건비가 반영되는 것은 엥겔 지수가 높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수가 올라간 이유는 배달·외식문화의 활성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등이 늘어 식생활도 바뀌면서 가정간편식 반조리 식품의 소비가 늘어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이는 집에서 조리하는 번거러움을 덜고 간편하게 조리식품을 먹겠다는 것이다. 특히 가공 과정에서 각종 서비스 비용이 포함돼 음식료 비용은 증가하는데 이는 주요 식재료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쇠고기(600g 정육)는 2000년 1만900원에서 2018년에는 4만5000원으로 313% 올랐다. 돼지고기(600g 정육)도 2000년 3750원에서 2018년에는 1만2000원으로 220% 올랐다. 외식 물가는 지난해 4월부터 3%대를 유지해 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고급 식품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는 등 식품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엥겔지수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경제 칼럼리스트 역시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대인들은 올가닉 푸드 등의 고급 식재료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또 유튜브와 온라인 TV에서 먹방 노출이 인기를 끌면서 먹거리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문화도 엥겔지수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엥겔지수 상승은 외식비를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경제전문가들은 외톨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식생활 문화가 달라지고, 식료품 소비는 빠르게 증가했지만 가계 소득 증가 속도는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식료품 소비지출액 모습과 완전 달라지는 현상 때문에 엥겔지수도 같이 올라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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