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포함 중견·중소기업 ‘2019년 정규직 채용 계획’ 조사 결과
'채용계획 있다' 대기업 63%, 중소기업 27%

[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 인천 계양구에서 화장품 제조업을 운영하는 조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매일 사람과의 전쟁이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10명을 뽑아도 1명이 남을까 말까..."라고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입사지원서를 내는 사람도 적고 직무에 맞는 사람도 거의 없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뽑는 이유는 이 마저도 올지 말지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은 올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힘들게 채용에 나서도 대기업보다 낮은 연봉과, 탄력근무제 도입,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취업준비생들도 지원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646곳을 상대로 ‘2019년 정규직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확실한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35.6%였다. 확실한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곳 중 대기업 비율은 63.7%에 달했지만 중소기업은 27.2%에 그쳤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중소기업 3003곳을 상대로 실시한 ‘2019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 조사’를 보면, 새해 경영목표와 계획에 대해 ‘적정이윤 확보 등 내실경영’이라고 응답한 곳이 전체의 68.8%에 달했고 ‘투자축소 등 보수적 경영’이라는 답도 18.7%나 됐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분쟁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으로 국내외 경영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청년은 취업난을 호소하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모순상황이 지속되다보니 고용과 생산이 악영향을 받는 것까지 이어진다. 

취업준비생 최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 해 국내 대기업 총 50 여 군데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모두 불합격이었다. 그렇지만 중소기업에 넣을 생각은 없다"며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그 연봉과 처우로 유지하는 것 보다 그 시간에 대기업 면접과 이력서 준비가 더 이익"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최대 2.7배로 2017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 소득은 각각 488만원, 223만원이었다. 이는 청년들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집중하는 이유다.

대기업 쏠림 현상은 중소기업에는 구인난으로 작용한다. 구인·구직 중개업체 ‘사람인’이 중소기업 476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3.1%가 ‘구인난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한 원·하청 거래관계 개선과 임금격차 해소 등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체 수의 99%, 고용에서는 88%를 차지하는 만큼 한국 경제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 적정한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한 중소기업 직원에 대한 연봉과 복지 등의 처우가 개선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처럼 대기업이 이익의 대다수를 가져가는 불공정한 원·하청 관계가 해소되지 않고는 이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 꼬집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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