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인 경기도 버스업체들, 기사 8800명 충원해야 '비상'… 서울·인천도 함께 올릴 듯

서울시가 오는 16일부터 택시 요금을 인상하는 가운데 수도권 직행좌석 버스 등의 요금도 인상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서울시가 오는 16일부터 택시 요금을 인상하는 가운데 수도권 직행좌석 버스 등의 요금도 인상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버스업체가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가면서 운전기사 충원 등 인건비 증액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 버스 요금 인상은 지난 2015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 버스 요금은 통상 3년마다 인상돼 왔다.
 
서울·인천·경기도 등은 8일 3개 광역자치단체는 최근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조정 회의를 열고 시내버스 요금 인상 방안을 협의했다.
 
서울·경기·인천은 지난 2007년 수도권 통합 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예외 없이 동시에 요금을 인상해 왔다. 이번에도 세 지자체가 함께 버스 요금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시 논의에서는 인상 폭으로 200~300원 수준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대 인상액은 150원이었다. 이르면 상반기 중 실시 예정이다. 현재 일반 시내버스 성인 기본요금은 교통카드 기준으로 서울이 1200원, 경기·인천은 1250원이다.
 
세 지자체 중 가장 시급하게 요금인상을 검토하는 곳은 경기도다. 서울·인천은 버스 운송 수익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민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버스업체의 경영난 타개, 운전기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의 버스(수도권 지역을 연계하는 직행좌석버스도 포함)는 모두 2121개 노선이다. 운행 대수로는 1만 대가 넘는다. 지난해 이 업체들의 적자는 88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 요금 인상 효과로 2016년에는 655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매년 700억원씩 추가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때문에 경기도는 적자분의 약 29%에 해당하는 267억원을 세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더구나 7월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대형업체부터 1일 2교대를 해야 한다. 경기도는 현재 1만7038명의 버스 기사가 있으나 최소 8800명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인건비도 33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그러나 운전기사 충원은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 여건에 비해 대우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버스기사의 평균 월급은 서울 397만원, 인천 324만원이나 경기도는 317만원이다.
 
특히 지역이 넓고 양평·가평·연천 등 교통 낙후 지역도 많아 출퇴근해야 하는 운전기사들이 꺼린다.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버스업체들이 투자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작년에도 2200명을 채용했지만 앞으로 4배나 더 확보해야 한다"며 "비용도 비용이지만 일하겠다는 기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인천은 먼저 경기도의 결정을 보고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서울·인천은 이미 2교대 근무를 도입하고 있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도와 인천에서 동시 요금 인상을 압박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도 환승 버스의 요금 문제 등으로 인상이 될 수는 있으나 200~300원 정도까진 아닐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달에 나오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인천과 동시에 인상하기 위해 협의와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도는 또 경영난을 호소하는 버스업계를 위해 한시적인 재정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5월로 예정된 1회 추경예산안에 시내·시외버스 고용장려지원금 예산 103억여원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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