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었던 예술가, 키스 해링
[전시]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었던 예술가, 키스 해링
"나는 삶을 사랑한다,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
  • 곽은영 기자
  • 승인 2019.01.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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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전시장 내부 (사진=소비자경제)
키스 해링 전시장 내부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 곽은영 기자] 1980년대 단 10년 동안 불꽃같은 작업을 통해 세계 평화, 인종 차별 철폐 등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을 꿈꾸었던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연대기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가 서울 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다. 

31년 짧은 생애 동안 상업예술, 순수미술의 규정된 벽을 허물고 싶어 했던 키스 해링은 팝문화를 통해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증명했다. 그를 유명세에 오르게 만든 지하철 드로잉도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드로잉, 페인팅, 벽화, 조각, 포스터, 앨범아트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했던 키스 해링의 주요 작품 175점을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눠 선보인다.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 콜라보레이션 상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뉴욕의 지하철 드로잉을 통한 ‘표출의 시작’, 아이들과의 작업 및 언어로 예술을 해석한 ‘모든 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블랙 라이트 아래의 형광색 컬러페인트 ‘예술적 환각을 통한 초월’, 예술을 통한 소리와 메시지의 시각화 ‘메시지, 음악을 통한 발언’, 이모티콘의 시초와 같은 ‘해링 코드, 심볼과 아이콘’, 에이즈 진단 후의 작업 세계 ‘종말이라는 디스토피아’, 예술 뒤에 숨겨진 신비한 힘을 보여주는 ‘원시 에너지와의 조화’, 작업 초기 시각적 형태들을 복제해 만든 17개의 실크스크린 포트폴리오 ‘시작의 끝, 그리고 끝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8개 섹션은 해링의 초기 작품부터 에이즈 진단을 받고 타계하기 전까지 10년간의 시간을 집약하고 있다.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展은 오는 3월 17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지하2층 디자인전시관에서 진행된다. 

 

키스 해링 전시장 내부 (사진=소비자경제)
키스 해링 전시장 내부 (사진=소비자경제)

 

◇ 예술계의 문을 부순 젊은 작가

키스 해링은 1980년대 팝문화와 비트세대의 예술로 등장했던 그래피티 아트씬에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는 뉴욕의 지하철 속 그래피티를 발견한 후 타인과 소통하고자 하는 자신 안의 욕구를 깨달았다. 해링은 흰색 분필을 사용해 검은 종이로 덮인 광고판 위에 아기, 동물, 텔레비전, 사람들을 그려 넣으며 탄생, 죽음, 사랑, 전쟁과 같은 주제들을 표출했다.

해링은 곧 예술계의 악동으로 급부상했다. 예술의 폐쇄성, 그들만의 예술. 이것은 해링이 늘 가지고 있던 의문이었다. 해링은 지하철 역 광고판에 분필로 그린 <지하철 드로잉> 시리즈를 시작으로 이 프레임을 부수기 시작했다. 경찰과 역무원의 눈을 피해 단순한 선으로 그린 ‘빛나는 아기’는 해링이 세상 사람들에게 선언하는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의 발로였다. 

대중을 위한 예술,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이라는 해링의 이상은 팝문화와 클럽 문화에서 더욱 증폭됐다. 해링은 자신의 예술적 이상을 급속도로 밀어붙였다. 그는 지하철역 드로잉에서 벗어나 포스터, 음악 앨범의 커버 디자인 등으로 대중들이 더 쉽게 자신의 예술을 접하도록 만들었다.

앤디 워홀과의 만남은 해링 예술에 제2의 전기를 만들었다. 그는 소수의 사람만이 작품을 접하고 소장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접하고 소장하고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생태계를 만들고자 했고 뉴욕과 도쿄의 팝 숍으로 그것을 실현했다.

1988년 키스 해링은 에이즈를 진단 받는다. 이것은 그에게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었다. 해링은 탄생, 인생, 죽음 등에 대한 두려움과 성찰을 작품으로 승화시켰고 그의 작품 세계는 더욱 확장됐다. 

타계하기 이틀 전까지도 해링은 붓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그가 그린 그림은 그에게 불멸, 영생의 아이콘이었던 ‘빛나는 아기’였다. 그림 속 아기는 모든 위험들을 헤쳐 나가며 쉼 없이 온 세상을 기어 다닌다. 해링은 아기의 모습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려냈던 것이다.

 

키스 해링, 아이콘, 1990 ⓒKeith Haring Foundation
키스 해링, 아이콘, 1990 ⓒKeith Haring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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