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저는 원칙주의자입니다. 어떤 특별한 정의감 보다 의사의 원칙인 '내 환자와 환자 가족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집중합니다."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가정의학과 문정해 의사의 말이다. 이는 가정의학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다. 

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건강상의 문제를 일차적으로 다루고 책임지는 가정의학 의료진은 한 가족의 모든 구성원을 책임지는 '가족주치의'로서의 뜻을 품고 있다. 한 가족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의료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대는 물론, 질병의 범위 역시 넓은데다 케이스별 연구 사례가 축적되어야 하는 학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연세 휴 가정의학과 문정해 원장은 "'가정의학'의 핵심은 환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건물의 외형에 치우칠 것이 아니라 초심을 잃지 않는 의료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해 원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 '가정의학과'라는 의료항목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인가? 

가정의학(Family medicine)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특정 질환이나 신체의 부분에 한정하지 않고, 개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포괄적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학의 전문분야이며, 그 전문의를 가정의(family physician)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도에 학회를 창립하고, 1985년 전문의제도가 확립되면서 가정의학-가정의라는 이름을 사용해왔다. 세계가정의학회(WONCA)에 의하면 가정의학은 가족 및 지역사회 맥락에서 개인에 대해서 전인적, 포괄적, 지속적 의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78세 남자 환자가 고혈압, 당뇨로 병원을 찾아왔다. 일반적인 진료인 혈압과 혈당 체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사는 잘하는지, 잠은 잘 자는지, 통증은 없는 지, 감정변화는 어떤지, 대소변, 여가엔 무엇을 하는지, 가정내에서 주된 보호자는 누구인지 등 전인적으로 접근한다고 보면 된다.

- 그럼 가정의학과 병원에는 어떤 유형의 환자들이 내원하나?

배가 아프거나 감기에 걸리는 등의 내과를 이용하는 고객, 골반이나 손목 통증 등으로 정형외과를 이용하는 고객, 탈모나 다이어트 등으로 오는 등 다양한 고객들이 내원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진료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정의학과다.

- 한국의 주치의 개념은 병에 걸렸을 때, 회진을 담당하는 의료진 정도로만 인식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의료진 한 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의 숫자도 많아서 주치의 개념이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드는데, 향후 변화가 생길까? 

가정의학회를 중심으로 여러 인증의 제도(노인주치의 등)를 두고 있고, 다른 개별 학회에서도 많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체계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일차의료 만성관리 시범사업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개업의로서 제도 정착 이전에도 의료 소비자들께 주치의처럼 꼼꼼하게 챙겨준다는 만족감을 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 2018년 의료계 사고가 많았다. 의료계에 있는 전문가로 조언을 해준다면?

원인을 잘 규명해서 재발 방지 노력을 해야 하는데 원인은 희생양만 찾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런 사건이 나올 때마다 나는 정도를 걸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다짐한다.
 
국민들도 빨리 낫는 것보다 안전하게 중장기적으로 케어해 주는 병원을 찾으면 앞서 무리했던 병원들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무리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인 상황도 변해야 한다고 본다.

- 한국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해외에서 방문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해외 시장에 대한 한국 의료계의 대응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미국 미네소타주 Mayo Clinic, The needs of patient come first. 환자 친화적 접근으로 아로마 등 융숭한 대접, 의료서비스 뿐만 아니라 모든 서비스 통틀어서 최고의 서비스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맞춤형 치료의 강화 측면에서 바이오, IT 강국인 우리 나라의 강점이 충분히 있다. 환자 뿐만 아니라 보호자로 장기체류하는 외국인들의 needs(체류기간 중의 주치의로서 각종 검사 f/u, 통증, 미용, 건강기능식품 ) 에도 적절히 대응한다면 더 많은 보람과 열매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 많은 병원들이 변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오히려 건설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 노력의 산물이 상업적인 면에 치우쳐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삼가 스스로를 경계해 바로 지금 내 눈 앞의 환자 한분 한분을 전적으로 소중히 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 문원장 병원만의 특색있는 시술이 있나?

축구의 제로백 전술. 고정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없고 2선에서 자유롭게 전방을 넘나들며 공간과 기회를 창출하는 축구. 특정 질병에 특화된 고정된 specialty를 내세우는 대신, (질병이 아닌) 질병을 가진 사람에 집중해 통합적으로, 전인적으로 온 가정을 치료하는 병원을 하고 싶다.

연세 휴 병원은 혈액과 모발로 유전자검사, 즉 약물유전체검사, cancer screen, gene doctor, NK세포활성도 검사, 기저질환을 파악한 탈모치료, 다이어트, 맞춤형 수액치료 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맞춤형 멀티 병원이라고 보면 된다.

-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안 아플 때 더 찾고 싶은 병원, 리퍼트 미대사 말을 인용한다면 “같이 갑시다”, 아프리카격언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사랑방 같은 병원을 지향한다.

- 어떤 의사가 되고 싶나?

환자를 섬기는 주치의, 이른바 servant doctor 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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