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국내 맥주 주류세 정상화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

[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최근 수입맥주업체 하이네켄이 세금 탈루 혐의를 받고 있어 논란이다.

국내 수입가를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덜 납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이에 관세청이 수입맥주 신고가 조작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과징금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지지부진했던 국내 맥주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맥주 과세체계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으로, 수입맥주의 경우 신고가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해 신고가격을 낮추면 낮출수록 세금이 적어지는 기형적인 구조다.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국내 이윤과 판매관리비 등을 더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반면 수입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신고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

실제로 2017년 하이네켄코리아는 상품판매액의 16.2%를 주세와 교육세로 냈지만 반면 국산 맥주 제조사인 하이트진로는 상품판매액의 44.4%를 주세 및 교육세로 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수입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은 수입맥주의 신고가 조작으로 출고원가를 떨어뜨린 것이 가능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몇 년 간 국내 맥주업계는 물론 국회 여야 의원들까지 맥주 주세 체계를 용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방식으로 개정할 것을 지속 촉구해왔고, 올해 4월, 종량세 전환 방안 마련하는 것을 확정 합의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종량세 전환 시 소매점에서 4~5천원에 판매되는 수제맥주도 1천원 정도 낮아져 ‘수제맥주도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시뮬레이션 결과 고급 수입맥주는 최대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맥주 점유율 1위인 일본산 제품은 리터당 117원 인하돼 최대 14% 세금이 하락해 아일랜드 맥주도 리터당 176원 인하 폭이 생겨 판매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임성빈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기형적인 구조의 종가세로 인해 국내 맥주는 가격 경쟁력을 잃고 산업공동화 현상까지 가속화되는 실정”이라며 “정부와 국회에서 올 해 4월까지 종량세 전환 방안을 마련하기로 확정, 합의한 만큼 빠른 종량세 도입으로 수입맥주와의 차별을 해소하고 국내 수제맥주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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