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재별 견제 기능 기대" vs 재계 "경영 활동 위축 우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의결했다.  공공운수노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국민연금지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 사회단체는 이날 회의가 열린 플라자 호텔 앞에서 기금위의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촉구했다. (출저=참여연대)

[소비자경제 권지연 기자]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과 계열사 대한항공에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한진칼의 3대 주주이자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서 조양호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그릇된 행동이 주주가치를 훼손시켰는지를 따져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의결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 매수 시 위장 계열사인 트리온 무역 등의 명의로 196억 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를 챙겨 대한항공에 손해를 끼쳤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 등 총 17억 원을 회삿돈으로 지불했다. 또 2009월 1월부터  2018년 8월 까지 모친 등 3명을 정석기업 직원으로 등재해 허위 급여 20여억 원을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사무장 약국’ 운영으로 횡령·배임·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다. 
 
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본인이 대표이사인 대한항공의 자회사(지분율 59.54%) ‘한국공항’이 2017년까지 대한항공 기내 물 공급 사업을 독점하는 등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의혹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각종 갑질 및 불·편법 행위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조양호 회장 일가는 대한항공이라는 기업의 경영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결정할 경우 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첫 사례가 되는 만큼 경제계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른 기업에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주인(고객)의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 고객의 자산을 충실하고 선량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자율 지침을 뜻한다. 

검토는 기금운용위 산하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맡는다. 수탁자책임 전문위는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 이후 기존 의결권 전문위가 확대 개편된 것으로 전문가 14명이 위원을 맡고 있다. 

기금운용위는 이들이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2월 초까지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금운용위가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면 국민연금은 조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 반대에 나설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다른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행동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재벌 견제 기능을 기대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국민연금지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 사회단체는 16일 올해 첫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가 열린 플라자호텔에서 기금위의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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