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남긴 A4용지 4장짜리 "너무 힘들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한 택시업계가 18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국토교통부(국토부)가 각 지자체에 수송대책을 마련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 오아름 기자]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변에서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 모(65)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다.

1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경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택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임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었고 기도에 화상을 입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임씨는 '불법 카풀'을 근절해야 한다는 취지의 4장짜리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 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가족들에게 A4용지 4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택시기사가 너무 힘들다', '불법 카카오 카풀 도입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또 먼저 떠나 미안하다며 아내에게 보내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유족들을 불러 유서에 담긴 내용 등을 확인하고 있다. 택시 단체는 고인이 남긴 유서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카카오 콜 안 받기 운동' 등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계속 이렇게 죽어나가고 있는데 정부는 우리를 방관하고 있고, 더 강경해질 수 밖에 없다”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유감을 표하며 대타협기구에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택시기사 최 모씨가 분신사망하자 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건이 생긴 것에 애도를 표한다”며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카풀 현안에 대한 논의가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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