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미 인수 이후 편의점 사업 확대 난항
이마트24 편의점주들 본사 갑질, 무분별한 계열사 소매점 확장 성토

[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유통 공룡기업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편의점 사업 확대가 난항을 겪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이 8천원 대까지 상승한 상황에서 자율규약이 시행된 데다 미니스톱 인수전에도 밀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신세계의 야심찬 계획에 금이 가고 있기 때문. 

또 이마트 PB 상품인 노브랜드 철수를 놓고 가맹점주와 갈등이 악화되면서 신세계그룹이 어떻게 대응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점포 수 늘려야 하는데...제동걸린 이마트24 '전전긍긍'

이마트 24는 2014년에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찬 계획 아래 시작한 편의점 사업이다.

신세계는 점포 수 500개였던 위드미를 인수해 지난해까지 3707개로 늘렸다.

또 담배와 맥주 등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16년부터 노브랜드 제품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또 2017년 7월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간판도 노브랜드와 같은 색인 노랑색으로 바꿨다.

이마트24는 점포별 월정액을 회비 형태로 수익구조를 매긴다.

편의점 본사와 점주가 이익을 나눠 갖는 타 편의점들과는 구조가 다르다. 그래서 이마트24는 가맹점 수가 관건이다보니 미니스톱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세계는 가맹점주들에게 3無 정책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점포 수 늘리기에 혈안을 올렸다. 그 결과 이마트24 점포 수는 2016년 707개, 2017년 887개, 지난해 1055개로 꾸준히 늘려왔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24의 공격 출점에 제동이 걸렸다.

◇ 올해부터 자율규약 제정안 시행...타격 큰 '이마트24'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초 편의점 개점 거리를 제한하는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하며 올해 부터 시행된다.

자율규약 제정안의 주 내용은 담배소매인 지정거리 등을 고려해 근접 출점 지양으로 편의점 경쟁사 간의 근접 출점이 어려워 진다.
 
사업 시작 이후 3년간 줄곧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이런 방침까지 시행되며 신세계의 점포수 늘리기 프로젝트는 사실상 활로를 찾기 힘들어진 상황.

이마트24는 2538개 매장(작년 11월 기준)이 있는 미니스톱 인수로 정체 상황을 돌파하려고 모색했다. 그러나 새해들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분위기가 감돈다.
 
그 이유는 미니스톱 인수전에는 이마트24 외에도 롯데 세븐일레븐과 글랜우드 PE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아직 정확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으나 롯데 쪽으로 넘어갈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편의점 업계는 CU(1만3151개)와 GS25(1만3085개), 세븐일레븐(9553개)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 '엎친데 덮친격' 이마트24 내 노브랜드제품 강제 철수...점주들 "본사횡포 심해져"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제품을 점포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점주들과 마찰까지 빚고 있다.

지난 7일 이마트24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점진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 노브랜드 전문점이 2016년 1호점을 열었을 당시 이마트 24 근접 출점까지 엎친데 덮친격으로 논란이 일자 신세계 측은 노브랜드 상품을 이마트24의 PB 상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또 직영으로 운영하던 노브랜드 전문점을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트 24는 위와같은 내용을 가맹점주들과 상의없이 통보하면서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초구에서 이마트 24를 운영하는 점주 김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본사 사람들로 부터 노브랜드가 완전 철수하고, 피코크 상품도 뺀다고 들었다"면서 "이마트24와 계약을 했던 점주들은 대부분 노브랜드 제품들을 편의점 내에서 팔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렇게 방침을 통보 해버리면 어떻게 하나"고 불만을 성토했다.

그는 "이건 명백한 갑질이다. 의논하지 않고 통보하는 게 무슨 상생이 상생이냐"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현재 편의점 업계가 힘들고 또 사회적으로 들썩이는 만큼 점주들의 생각도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경기도 평택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점주 이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마트24가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건 노브랜드뿐"이라며 "노브랜드로 실컷 홍보하고 이제 와서 뺀다니 말도 안 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노브랜드 제품을 많이 찾는다. 다른 편의점들과의 차별성은 그것뿐이다. 하지만 이제 아예 포스 기기에서 제품 발주가 되지 않더라"며 "다른 PL 상품으로 다 교체한다고 하는데, 이건 장사를 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없고, 본사의 횡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근에 노브랜드가 생겨 회사에 문의하니 내부에서도 '몰랐다'는 무책임한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모든 본사들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제품이 대거 공급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기 힘들게 됐다는 점과 대체 상품이 제대로 갖춰 지지 않은 상태라 발주 중지를 선언하고 신상품 도입도 늦어지고 있어 이마트 24 내 노브랜드 매대가 비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철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또 대용량 포장이 대부분인 노브랜드 제품이 편의점 업종과 맞지 않고, 상품 판매 마진이 극히 적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제품 철수 후 신규 PL 브랜드 ‘아임이(I’m e)’로 대체할 계획이다.

그러나 점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점주들은 노브랜드 제품 철수로 인한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노브랜드 제품이 다른 편의점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미끼 상품'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문제는 이마트 24에서 노브랜드 철수 문제를 놓고 점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통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마트24는 현재까지 점주들에게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스 기계에서 노브랜드 제품의 발주도 막아버린 상태라 주문도 할 수 없게 됐다고 전해졌다.

이마트24는 점주들이 발주를 넣어도 제품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제품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이 공급되지 않아 점주가 이마트24 본사 측에 문의를 해야 '노브랜드 제품을 편의점 내에서 철수 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통보받는 식이다.

서울 서초구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오 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언제부턴가 노브랜드 제품이 포스기기에서 발주를 넣을 수 없게 됐다. 본사에서 어떠한 내용도 내려온게 없어 기다리고 있다가 소비자가 노브랜드 제품을 찾는 일이 많아 본사에 물어보자 그제서야 편의점 내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철수 하겠다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라며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유에 대해 묻자 '본사의방침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등 무책임한 말만 들어 놓더라. 점주 상대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ㄷ다.
드러냈.
 
그러면서 "이에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30% 줄었다"며 "새로 넣은 아임미 상품 일부는 노브랜드보다 가격이 더 비싸고 포장지도 익숙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찾는 일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또 신규점포를 모집할 땐 노브랜드의 강점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을 해놓고 한마디 말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건 문제가 있다고 점주들은 입모아 말한다.
 
그러나 이마트24 측은 "계절적 원인, 담배·주류 매출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노브랜드 상품이 빠져서 매출이 줄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노브랜드에 계속 의존하면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고 경영주 이익을 늘리기 위해 자체제작 상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마트24 가맹점주와의 잡음이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부진등으로 폐점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노브랜드와 피코크 전문점 확대로 인한 근접출점 논란은 이마트24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어 정 부회장은 이마트24 가맹점주를 붙잡기 위한 새로운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업계는 내년 이마트24의 타 브랜드 전환으로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가 어떻게 될지 아직 미정상태지만 만약 인수가 이뤄지게 된다면 점주들의 반발은 더 심해 질 것"이라며 "본사과 점주가 상생하려면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책안을 본사가 제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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