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최빛나 기자] 국내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3분기 연속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상대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편의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국내 소매유통업체 약 1천개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보다 4포인트 하락한 9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98을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2017년 3분기(9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업태별로는 홈쇼핑과 온라인쇼핑은 경기 호전을 기대하는 기업이 많았으나 백화점(94)과 대형마트(94), 슈퍼마켓(80), 편의점(71) 등 오프라인 업체는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은 전분기보다 11포인트나 하락해 한 분기만에 다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혹한을 기록했던 작년보다 모피와 패딩 등 고가 의류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이른바 'VIP 고객'의 소비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형마트는 온라인 채널 판매, 미래형 매장 등 혁신 성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1분기 '명절 특수' 전망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유일하게 지수가 5포인트 상승했다.
   
편의점 전망지수는 무려 17포인트나 하락한 71을 기록하면서 가장 낮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근접 출점 제한이나 카드수수료 인하 등 새해에 시행되는 정부 지원 정책을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대한상의는 내다봤다.
   
홈쇼핑과 온라인쇼핑의 전망지수는 각각 10포인트와 4포인트 떨어졌으나 여전히 비교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소매유통업계의 1분기 수익성 전망에 대한 조사에서는 전체의 72.9%가 '악화할 것'이라고 밝힌 데 비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8.5%에 그쳤다. 나머지 18.6%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역시 편의점(88.8%)에서 가장 컸으며, 슈퍼마켓(67.5%)과 대형마트(55.3%)에서도 비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의 경우 전분기 수준의 수익을 기대하는 업체가 각각 74.2%와 40.0%에 달해 대비를 이뤘다.
   
현시점에서 필요한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를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5.6%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속도 조절(16.6%)이 그 뒤를 이었고, '제조업 수준의 지원'(16.6%), '신기술 개발 지원'(3.6%), '전문인력 양성'(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인석 상의 상생정책팀장은 <소비자경제>를 통해 "소비 위축과 비용 압박에 직면한 유통기업들은 낭비 요소를 제거하고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자기혁신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들이 경쟁력 확보에 성공할 수 있도록 새로 도입하는 규제가 시장 상황에 맞는지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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