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경기도 평택의 초등학교 앞에서 ㅁ편의점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24시간 편의점 운영을 포기하고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만 문을 열기로 했다.

그는 편의점의 이점인 24시간 영업을 국내에서는 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씨는 "최저임금이 더 올라 8천원 때가 됐다. 인건비 인상은 편의점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심야알바는 야간 수당까지 줘야 한다"라며 "편의점을 초등학교 앞에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새벽에 문을 여는게 더 손해다"고 말했다

그는"심야영업을 중단하면 본사에서 전기세, 제품 폐기처리 등의 지원이 줄어들지만 가게문을 지역 특색에 맞게 운영하고 지원을 덜 받는게 오히려 낫다"며 "앞선 내용응로 24시간 영업을 과감히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사는 이미 이런 내용을 알고 있지만 눈가리고 아웅이다"며 "상생안이다 뭐다 본사에서는 본인의 입맛대로 지점들을 좌지우지 하려고 한다. 각 지점의 상황에 맞게 계약이이뤄져야 하는거 아니냐"고 성토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24시간 편의점 영업은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변화시켰다. 약국이 안열어 있어도 편의점에서 약을 살 수 있고 회식 후 늦게 귀가하면서도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고 새벽에 출근을 하면서도 도시락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편의점=24시간’이라는 공식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7530원, 올해는 8350원으로 파격적으로 인상되면서 편의점주들이 인건비를 견디지 못해 폐점하는 편의점들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 업계 순위 1위인 CU의 지난해 24시간 미운영 점포비중은 19%로 2017년보다 3%, 2016년에 비하면 9% 증가했다. 업계 1위인 CU와 2위인 GS25를 합쳐도 심야시간대에 영업을 하지 않는 매장은 40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야영업을 자율적으로 택하게 하는 이마트24로 전환하는 비율이 커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상반기 타사 편의점이 이마트24로 전환한 비율은 단 5.5%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엔 14.7%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마트24의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 비율은 2016년 65.4%, 2017년 68.2%, 2018년 상반기엔 74%까지 늘었다.

서울 역삼동에서 ㅁ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수익이 70만원 정도 떨어졌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8천원 때를 찍으면서 50만원 정도 더 떨어질 것 같다”면서 “심야시간은 매출은 적은 반면 인건비는 1.5배를 붙여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 밀집지역에 위치한 편의점들은 심야영업을 해봤자 손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의 이유로 본사의 지원이 한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심야영업을 포기했다"며 "이럴거면 술집이나 대학교 근처에서 운영을 할 걸 그랬다"고 덧붙였다

관련 규제의 변화도 이런 현상을 가속화했다. 과거엔 직전 6개월간 자정부터 오전 6시의 매출 대비 이익률을 점검해 심야영업 중단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가맹사업법 통과로 그 기간이 3개월로 줄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실시한 ‘편의점주 근무환경 실태조사’에서도 심야영업을 하는 편의점주 중 62%는 앞으로 심야영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 업계 상황도 비슷하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에 따르면 24시간 영업점은 지난해 12월 기준 94개로, 2017년(100개)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롯데리아도 24시간 영업점포 수가 지난해 12월 기준 134개로 2017년(172개)에 비해 확 줄어들었고, 버거킹도 지난해 12월 기준 19개로 2017년(35개)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마포구에서 햄버거 집을 운영하는 오 모씨는 "회식문화도 바뀌고 소비 트렌드도 바뀌다 보니 술을 마시고 출출해서 햄버거를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하루에 한두명 있을까 싶다"며 “안 그래도 심야시간 아르바이트 인건비가 비싼데 최저임금 인상폭이 커서 더 부담이 커진 상황에 24시간 운영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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