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B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사진=연합뉴스)
신한금융, KB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달성한 은행권을 비롯 금융회사들이 새해부터 경고등을 켜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 국내외 경기 둔화로 연체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데다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이 맞물리면서 금융그룹 수장과 금융단체 협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올해 국내 금융시장의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임을 예견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국내외 여건 속에서 금융사들은 디지털 금융 혁신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금융권 어두운 경제 전망 속에 리스크 관리 집중해야

금융연구원은 2019년 가계대출자산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고 경기침체로 대손 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을 9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추산치(11조8000억원보다)보다 2조원 감소한 수치다. 

올해 가계와 기업부문의 연체율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사들이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한계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은 내년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를 올해(6~8%)보다 낮은 3.3~5%로 잡았다. 

◇ 새로운 먹거리 찾는 금융권...글로벌·디지털 금융에 박차 

금융사들이 한결같이 글로벌·디지털 강화를 돌파구로 삼으면서 2019년은 ‘디지털금융’을 리딩하는 시스템과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취임 4주년을 맞아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사업계획의 키워드로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꼽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데 디지털 부문의 유기적 협조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의 움직임은 KB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엿보인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직하면서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직접 진두지휘하게 된다. 

허인 은행장은 지난 KB국민은행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와 4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것”임을 목표로 천명하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해외기업들과 활발하게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는데 힘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아세안 신흥국 베트남에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표 플랫폼  ‘잘로(Zalo)’를 포함한 현지 디지털 플랫폼들과 서비스 출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전국에 약 30여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온라인(디지털) 금융으로 전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으로 글로벌화와 디지털 금융을 동시에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글로벌부문과 디지털부문을 지주 차원에서 각각 총괄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머니 등 디지털머니를 여러 나라에서 쓸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본격 개시를 선언한 GLN(Global Loyalty Network)사업은 김 회장의 구상에 따라 하나금융이 4년 넘게 준비한 사업으로 전세계 금융회사, 유통회사, 포인트사업자와 함께 디지털머니를 자유롭게 교환,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 통합 플랫폼이다. 

하나금융은 GLN을 통해 해외 어디서든 간편하게 결제된다면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글로벌 ICT 기업인 라인(LINE)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뱅크 사업을 시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KEB하나은행과 라인은 지난해 10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올해 디지털 뱅크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초 지주사 출범을 앞둔 우리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HP, 퍼스트데이터코리아, KB투자증권, 동부증권, 하나금융투자에서 금융 결제시스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등을 두루 거치며 디지털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다진 황원철 우리은행 디지털 그룹장(CDO·상무)을 영입하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하고 동남아 자산운용사와 할부금융사에 대한 인수·합병(M&A)에도 나서 해외에서도 복합 비즈니스 강화를 도모할 예정이다.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31일 "2019년에는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한 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헙은행도 '디지털금융 경쟁력 강화'를 올해 주요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에 디지털 금융부문 내 부서별 업무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디지털전략부, 스마트금융부, 올원뱅크사업부로 되어있던 조직을 디지털전략부, 디지털채널부, 디지털마케팅부로 재편하고 디지털금융부문의 독립성을 강화해 부문장에게 인사, 예산 등 조정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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