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최빛나 기자] 2018년을 돌이켜보면 전쟁 직전까지 갔던 한반도 위기 상황 속에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사상 최초로 열린 북미정상회담까지 정치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그야말로 '파란만장'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올 한해 주요 이슈와 사건들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연예/문화 부문 키워드별로 정리해본다.

◇ 정치- 전 세계 이목 집중시킨 3차례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정상회담은 전 세계의 이목을 한반도로 집중시켰다.
 
두 정상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화 물꼬를 튼 뒤 4월 27일 분단의 상징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자리였다.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직접 걸어 군사분계선에 걸쳐있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3,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경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기다리다가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며 반갑게 맞이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5월 26일 두 정상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열었다.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9월 18∼20일 사흘 동안 평양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향했다.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세 번째 방북이었다.
 
김 위원장은 평양 순항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자 포옹하며 크게 반겼다.  두 정상은 세 번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동창리 엔진시험장 영구적 폐기 등 비핵화 세부내용을 담은 평양공동선언과 함께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
 
또 김 위원장이 이른 시일 내 서울 답방을 명시해 분단 이후 첫 서울 정상회담을 예고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 사회 - '미투'와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올해는 미투 바람이 유난히도 거셌다.
 
지난 1월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가 도화선이 된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연예계·스포츠계를 거쳐 정치권까지 덮쳤다.
 
서 검사는 한 언론을 통해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고, 이를 항의하자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후 문화·예술계에서 후폭풍이 거셌는데 고은 시인을 비롯해 이윤택 연출가, 오태석 연출 등 문화계 거목들이 줄줄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미투 운동의 파장은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연예계·스포츠계·정치권 등 사회 전반으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배우인 조재현이 지난 2월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됐다. 그는 성추행 사실을 극구 부인했지만, 수많은 피해자들이 쏟아지자 성추행 논란을 일부 인정하며 당시 출연 중인 드라마를 하차했고, 재직 중인 영화학과 교수직에서도 물러났다.
 
배우 겸 교수였던 조민기도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소환과 함께 포토라인에 서는 대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결국 조민기의 성추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오달수, 조덕제, 김생민 등 배우와 방송인도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지목 됐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후보로 지목됐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비서 성폭행으로 '성폭력 가해자'라는 불명예를 안고 30년 정치인생을 마감했다.
 
사회 뉴스 1위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일상에서 학생들에게 익숙한 장소와 사건의 잔혹함으로 10대 학생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경제- '오너 갑질'

재계와 기업 내에서 오너 갑질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해였다. 지난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회의 도중 광고회사 직원에게 폭언하고 물을 뿌린 일명 '물컵 갑질'은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그동안 침묵했던 한진그룹 임직원들은 조 회장 부인 이명희씨의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 등 한진 일가의 갑질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태는 한진 일가의 횡령과 배임, 밀수 의혹 등으로 일파만파 확대됐다. 이는 경찰과 관세청,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들의 전방위적인 조사를 불러오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를 과거 6년간 불법으로 등기이사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해 진에어의 사업면허 취소까지 검토했다. 나라밖에도 알려지면서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갑질'이라는 단어가 소개됐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웹하드 업계 1위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상습적인 직원 폭행과 엽기행각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양 회장은 전 직원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특정 직원을 때리고, 욕설을 퍼붓거나 회사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석궁이나 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살생을 강요하는 등 엽기 갑질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양 회장은 수사를 받고 구속기소 됐으며, 이를 계기로 '웹하드 카르텔' 문제까지 불거져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지난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에서 승무원들에게 막말과 외모 비하성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익명으로 운영되는 직장인 앱 블라인드에서 서 회장의 갑질이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유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의 불씨는 더욱 커졌다.
 
◇ ‘쌍둥이 여고생 시험문제 유출’

2018년 7월 중순에 불거진 숙명여고 재학 중인 쌍둥이 자매의 전교 1등 의혹 사건 해결에도 크게 기여했다.
 
당시 민원을 접수한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심증은 확실하나 물증이 없어 부정행위를 확정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답보 상태에 빠질뻔한 수사 결과를 진전시킨 것은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통한 물증 확보였다. 경찰은 교무부장인 아버지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확보,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통해 아버지가 시험지를 확인하고 딸들에게 미리 전해준 단서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물증 확보는 물론, 시험지 유출을 알면서도 시험을 응시한 쌍둥이 자매의 피의자 전환 역시 가능했다.
 
◇연예/문화- 4억뷰 신화 찍은 '방탄소년단'

지난 5월 발매한 방탄소년단(BTS)의 ‘러브 유어 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를 찍었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열광의 도가니에 빠지게 하는 소식이었다.
 
9월 초에도 ‘러브 유어 셀프 결 앤서’로 유투브 4억 뷰를 갱신하면서 세계 1위를 찍었다. 이후 같은 달 한국 가수 최초로 UN에서 연설을 했고(24일), 10월 미국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 공연을 하며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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