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인공심장이식 거친 소아 심장이식 국내 첫 성공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소비자경제신문=곽은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심정지까지 발생한 소아에게 인공심장이식 후 실제 생체심장이식 수술까지 성공하면서 인공심장 기능을 재확인했다. 

이번 사례는 심장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는 심장병 환아 및 부모에게 인공심장이식 수술의 효과와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의미가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정지가 발생했던 한 살 아이에 대해 인공심장이식으로 심장 기능을 유지시킨 뒤 생체 심장을 이식해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소아에 대해 인공심장이식을 거쳐 심장이식까지 성공한 사례는 국내에선 처음이다.

소아의 경우 비슷한 연령의 공여자가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어 생체 심장이식 전 사망 위험이 아주 높다. 

이번에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생후 13개월 A양은 생후 9개월이었던 지난 8월 갑자기 움직임이 줄어들더니 잘 먹지 않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검사 결과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운동기능 저하에 따른 전신 혈액순환장애이 발생해 폐, 간, 콩팥 등 주변 주요 장기가 기능을 잃으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법은 심장이식만이 유일하다. 

의료진은 심장 공여자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환아의 부모에게 아이의 심장기능을 대신할 체외형 LVAD 이식을 먼저 권유했다. 그 사이 환아의 심장은 두 번이나 멈춰 체외막산소화장치 치료를 했다. 

LVAD 이식을 결정하고 A양은 지난 11월 5일 수술을 받았다. 이후 일반 병실에서 지내던 A양은 심장 공여자가 나타나면서 같은 달 30일 본래 심장과 인공심장을 모두 떼내고 생체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병원 측에 따르면 A양은 지난 24일 퇴원했으며 심장이식에 따른 면역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하지만 치료약물조절 등 향후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으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수술이 준비되던 9월 말 인공심장이식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되면서 환자 본인 부담률은 희귀난치성질환에 준하는 5%가 되었다. 

이번 인공심장이식과 생체심장이식 수술을 집도한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는 “이번 사례는 국내 최초로 인공심장이식에 이은 생체이식을 성공한 것”이라며 “생체이식을 위한 중간 단계로서의 인공심장의 역할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이번 사례는 향후 국내 소아 난치성 심장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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