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화학과 유통을 놓고 임원인사를 대거 물갈이 한다.

18일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이 롯데그룹 화학BU장에,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이사 사장이 식품BU장에 내정됐다.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는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 롯데쇼핑의 롯데마트 대표에는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롯데면세점 대표에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각각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대규모 임원 인사 교체는 그룹의 실적과 투자 대비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신회장은 지난 10월 23일 유통과 화학을 거점으로 2023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는 신회장이 경영에 복귀한지 약 보름만이다. 
 
◇ 식품BU장 이영호, 식품 사업 공격적으로 가나

롯데그룹 식품BU장에는 현재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이사가 맡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롯데칠성음료 마케팅담당 이사와 영업본부장을 거치고 2012년 롯데햄 및 롯데삼강 대표이사를 거쳐 2013년 롯데푸드 대표이사에 올랐다.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 공장 증설 등에 93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롯데그룹은 식품 계열사를 통해 올해 미얀마 제빵회사 메이슨, 2017년 인도 아이스크림회사 하브모어를 인수했다.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의 영업이익 창출력을 고려하면 가정간편식 공장 증설과 해외기업 인수합병 규모는 공격적 수준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지금까지 롯데그룹 식품BU장을 맡았던 이재혁 부회장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주류BG 등을 거치며 맥주와 소주사업에 힘을 실어왔는데 앞으로는 식품사업에 투자의 방점이 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

◇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수익성 개선과 사업 다각화가 핵심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와 이갑 대홍기획 대표이사는 앞으로 롯데마트와 롯데면세점의 대표를 맡아 수익성을 개선과 사업 다각화에 힘쓸 것으로 보여진다.

신 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롯데마트의 글로벌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강조한바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사업을 2018년에 마무리 짓고 2019년부터는 글로벌 사업에 집중해 매출증진과 브랜드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 정체에 몰리고 인도네시아 롯데마트는 3년째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문 대표는 1987년 롯데상사에 입사해 롯데마트의 동남아시와 중국본부장을 지냈다. 또 최근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를 맡아 물류사업에도 전문성을 갖췄다.

롯데마트는 향후 글로벌사업과 물류체계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는데 문 대표가 적임자로 평가받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롯데면세점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들어 3분기까지 호텔롯데의 전체 매출총이익에서 87.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도록 만든 뒤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어 롯데면세점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1987년 롯데백화점 식품부에 입사한 뒤 마케팅 영업전략 팀장, 부문장을 두루 거쳐 2013년 롯데정책본부 운영실 운영2팀장을 맡아 마케팅부문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신회장이 경영 복귀를하고 나서 회사의 많은 것들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신회장이 화학과 유통에 집중하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내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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