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00%에도 못 미치면서 경영정상화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MG손보의 사실상의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직접 책임을 지고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권지연 기자] MG손해보험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00%에도 못 미치면서 경영정상화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MG손보의 RBC 비율은 86.5%에 그쳐 업계 최저를 기록했다.  6월말 기준 82.4%보다는 소폭 개선됐으나 국내 보험사의 올해 3분기 RBC 전체 비율은 평균 261.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전체 수준에는 한참을 못미친다. 

RBC 비율은 예상치 못한 위험을 대비해 보험사가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잣대로 이 비율이 100%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은 각종 위험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져 보험사가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MG손보에 경영 개선을 권고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 10월 한 단계 높은 초치인 ‘경영개선요구’를 발동해 자본확충을 통해 RBC 100%이상 준수를 요구했다. 

금감원 권고에 따라 MG손보는 지난 14일 RBC비율을 100%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이행계획서를 금감원에 제출한 상태다. MG손보가 이번에 제출한 이행계획서를 승인 여부는 외부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를 21일 열고 심의한 금융위에서 최종 승인을 하게 된다. 그런데 MG손보가 제출한 이행계획서에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자본확충 계획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불승인 결정이 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높다. 

이와 관련해 MG손보 관계자는 "자본확충 계획을 제출한 후 계획했던 대로 마무리가 안 돼 시간을 더 달라는 개념이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금융위의 최종 불승인이 확정될 경우 MG손보는 2개월 안에 다시 이행계획서를 내야 한다. 이 기간 안에도 자본확충을 못하면 금융당국은 마지막 단계인 '명령'을 발동해 영업정지, 임원 업무정지 등 가장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사실상 '폐업' 수순으로 접어드는 셈이다. 

MG손보는 2014년 906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6년까지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3분기까지 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4억원) 대비 170.6%증가한 규모다. 

MG손보 관계자는 "좋지 않은 여론 속에서도 내부 조직이나 구조는 탄탄해지고 있다"며 올 해까지 목표한 순이익 1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RBC비율을 높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본확충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대주주의 역할이 크다. 

일각에선 MG손보의 사실상의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직접 책임을 지고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해보험(옛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할 당시 우회인수와 외부 압력 등 편법적 방법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2013년 새마을금고와 MG손해보험 매각 당시 배경을 살펴보면 '금융 농단'이 아닐 수 없다"며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MG손해보험의 주인인데도 (MG손해보험의 건전성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MG손해보험은 지난 2013년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설립한 자베즈2호유한회사에 인수됐다. 새마을금고는 자베즈파트너스의 지분을 6%소유하고 있다. 아울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이면서 자베즈2호유한회사의 지분을 94% 소유하고 있다. 결국 새마을금고가 자베즈2호유한회사의 실질적 대주주인 셈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 MG손보를 편법 인수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데, 우회인수 방식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하고자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험업법상 비금융주력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보험사의 최대주주가 되려면 부채비율이 300% 이하여야 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2055%로 기준점을 크게 웃돌았다.

MG손보 노조가 지난 10월 17일 새마을금고중앙회 앞에서 "새마을금로 중앙회 박차훈 회장에게 책임있는 결정을 요구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때문이다.  MG손보 노조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직접 증자를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건실한 금융지주에 매각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질타가 이어지면서 박 회장이 지난달  MG손해보험 노조와 만나 경영 정상화 논의를 시작한 후 금감원의 경영개선요구 이행계획안 제출 기한일까지 입장을 보류한 바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경영개선계획안 제출 기안이 지난 17일 <소비자경제>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자베즈이며 새마을금고는 재무적 투자자인만큼 엄연한 다른 회사여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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